권호 목사(로뎀교회·합동신학대학원 설교학 교수)

권호 목사(로뎀교회·합동신학대학원 설교학 교수)
권호 목사(로뎀교회·합동신학대학원 설교학 교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 힘겨운 상황 가운데서도 감사한 것은 다양한 형태로 예배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교학에서는 정치적 급변이나 자연재해 혹은 지역사회에 발생한 특수한 사건 등에서 행하는 설교를 특별 상황 속에서의 설교(preaching on special occasions)’라고 한다. 이런 쉽지 않은 설교를 감당하기 위해 설교자가 핵심 사항을 기억하길 바란다.

1.중심을 잡아주는 설교: 하나님 주권에 대한 강조

두려운 상황에 있으면 사람들의 마음은 흔들리고 공포에 빠지기 마련이다. 성도들이 하나님을 바라보며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설교를 하라. 무엇보다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강조가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분이다. 인간의 타락으로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은 은총을 베풀어 주시며 인간 삶의 기반이 되어주신다.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90:1,2)

우리를 고통에 빠트리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또한 그분의 주권 하에 있다. 주권자 하나님을 깊이 인정하자. 약한 인간이 주권자 하나님을 잊고 과학과 의학과 진보를 우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회개하자. 우리의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려있다. 지금 주권자 앞에서 우리는 개인과 교회 및 사회와 국가 전체의 회복과 치유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이처럼 설교자는 하나님 주권에 대한 강조를 함으로써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시각을 바꿔주는 설교: 변함없는 예배와 공동체에 대한 강조

성도들의 시각이 좁으면 영적 흐름을 읽을 수 없다. 넓고 깊은 시각을 갖도록 설교하라.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예배를 포기하거나 중지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예배하는 것을 훈련하고 있다.

초대교회는 로마제국의 핍박 때문에 공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없을 때 카타콤 같은 비밀 장소에서 예배를 드렸다. 우리는 이런 초대교회의 정신을 코로나 사태 속에서 형태를 바꾸어 훈련하고 있다. 또한 미래 미디어 환경의 목회에 대해서도 연습하고 있다. 이미 젊은 세대들은 미디어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많은 교회들이 예배와 주일학교 교육 등을 온라인으로 제작해 송출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이 익숙하지 않고 시간과 재정도 많이 사용되지만, 미래의 사역환경에 대한 좋은 준비의 기회가 되고 있다.

한편 코로나 사태는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좋은 기회다. 베드로는 박해의 위협 속에 여러 지역으로 흩어진 성도들을 기억하며 축복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벧전 1:1~2).

코로나 사태로 성도들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베드로처럼 성도된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결코 떨어질 수 없음을 느낀다. 성도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있다. 성도끼리 더 소중히 여기며 온라인으로 더 자주 연락하자. 무엇보다 서로를 위해 깊이 기도함으로 영적 유대가 단단해지는 기회로 삼자. 마스크를 벗고 두 손을 들고 마음껏 소리치며 함께 예배할 날이 속히 오도록 기도하자.

이처럼 설교자는 성도가 물리적으로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도 결코 혼자가 아니며 사랑의 끈으로 묶여있는 예배 공동체임을 기억하도록 하자.

3.빛과 어둠을 대조시키는 설교: 현존하는 악과 선에 대한 강조

빛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드러난 인간의 악을 분명하게 보여주라.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해 개인의 영혼을 파괴시키고, 가정을 깨트리며, 교회를 공격하고, 사회에 독을 뿜어내는 신천지의 사악함을 생생하게 설명하라.

그 후 성경을 바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라. 자신이 속한 교회에서 잘 훈련되고 건강하게 자라나가는 것이 중요함도 강조하라. 또한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추한 죄인이 되는지 보여주라. 끈임 없이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는 거짓의 사람들, 마스크를 매점매석해서 이기적 이윤을 추구하는 물질주의의 노예가 된 사람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라. 그런 다음 그 악한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라.

무엇보다 인간에게 내재된 악의 완전한 치료를 가능케 하는 것은 오직 복음이며, 복음의 선한 삶을 이 시기에 사랑과 섬김으로 보여야 함을 강조하라(1:4). 이처럼 설교자는 성도가 현 상황을 영적인 안목으로 바라보고 선과 악을 구별하여 복음의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라.

 

성도들은 무엇보다 강단의 설교자를 통하여 두려움이 아닌 하나님을 만나고, 바이러스 퇴치보다 더 근본적인 삶의 성결에 주목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변함없이 강단을 지키고 있는 설교자들이 고맙고 귀하다. 하나님은 여전히 이런 설교자들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복음이 세상에 울려 퍼지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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