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두려움이 휩쓸고 있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예방적 조치 중 하나가 ‘사회적 거리두기’다. 어쩔 수 없이 만나고 모여야 하는 사회성, 그러나 자제하자는 것이다. 가능하면 만나지 말고 서로 거리를 두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그래서 화상회의를 하고 식당에서 밥 먹는 것도 자제하면서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예배조차도 함께 모여 드릴 수 없게 되는 분위기다. 이렇게라도 해야 우리 사회를 지켜낼 수 있고 우리들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는가?

이쯤에서 그 동안의 삶을 반성해본다. 그동안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을 너무 가까이 해 온 것은 아닌지. 그것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반성이어야 할 것이다. 가까이 하지 않아야 할 가치나 트렌드를 뒤따라가며 어느새 교회가 영적으로 오염된 것은 아니었을까? 세상과 밀착하면서 어느새 세상과 다르지 않은 교회가 되고 그리스도의 모습은 일그러졌던 것이다.

물론 나나 교회 모두 세상 속에 존재해야 한다. 그러기에 ‘거리두기’란 가치가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달라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그 세상 속에 살지만 심리적으로는 거리를 둬야 할 것들이 있음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슬프지만 이웃과 거리두기를 통해 내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하늘과 땅의 먼 거리를 이어주셨다. 저 먼 하늘에서 직접 오셨고 아픔과 외로움에 떠는 이웃에게 가까이 가서 만져주셨다. 그리스도인다움이란 세속적 가치와는 거리를 두되 주님의 마음과 손으로 세상에 다가가는 것이다.

경북지방에 다녀왔다. 월세조차 버거워하는 나의 이웃인 교회와 함께하고 싶어서다. 이런 의식을 공유하는 교회가 많아지고 있어 참 고맙다. 세상의 아픔을 위해 기꺼이 교회가 돈과 사랑을 풀어 모두 거리두는 때에 가까이 가고 있는 모습들이 매우 다행스럽다.

교회, 소위 ‘밀당’을 잘해야 한다. ‘가까이’와 ‘거리두기’를 분별해야 한다. 순결하되 지혜로워야 하는데 그것이 거리조절이다. 멀리해야 할 것과 가까이 해야 할 것을 분별해서 나의 가치와 역할이 빛나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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