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임대료 지원 나서고 자발적 임대료 인하 캠페인 … 소상공인 돕기도 진력

전국의 교회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혼란함에 대응하는 한국교회는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특히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교회의 공공성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과거 어려운 곳에 성금 전달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의 공공성이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표현되고 있다. 개척교회 임대료 지원을 비롯해 자발적 임대료 인하 캠페인이 소소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배당 밖의 세상도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 곳이란 인식이 그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체득된 하나의 열매가 아닐까. 상생을 추구하는 확장된 한국교회의 공공성 현장을 들여다보자. <편집자 주>


 

①반야월교회 이승희 목사와 어깨동무사역위원들이 대구지역 개척교회 월 임대료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②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고령딸기를 대량 구입해 대구시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③경산중앙교회 착한소비캠페인 유튜브 캡처. ④푸른초장교회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연일 수고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성주참외를 구입해 전달하고 있다.
①반야월교회 이승희 목사와 어깨동무사역위원들이 대구지역 개척교회 월 임대료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②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고령딸기를 대량 구입해 대구시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③경산중앙교회 착한소비캠페인 유튜브 캡처. ④푸른초장교회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연일 수고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성주참외를 구입해 전달하고 있다.

개척교회 임대료 지원 나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전에 볼 수 없는 움직임이 있다. 바로 개척교회에 대한 관심이다. 코로나19로 주일예배가 대체되면서 개척교회 재정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규모있는 교회와 단체들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건물을 임대해 교회를 운영하는 개척교회의 월 임대료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반야월교회(이승희 목사)가 임대료 지원 사업에 가장 빨리 움직였다. 반야월교회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는 대구지역의 미래자립교회가 월 임대료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 3월 1일 임대료 지원을 공식화했다. 곧이어 지원할 대구 소재 교인 20명 이사의 임대 교회를 모집, 3월 6일 1차적으로 전달식을 가졌다. 반야월교회는 어깨동무사역위원회를 상시적으로 가동해, 농어촌 및 미래자립교회를 돕고 있다.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는 <기독신문>과 교회자립개발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개척교회 임대료 지원 캠페인’에 가장 먼저 동참했다.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경북 북부지역의 8개 교회에 긴급하게 월 임대료 지원으로 각 100만원씩 전달했다.

이외에도 새에덴교회 주다산교회 등 교회를 비롯해 칼넷 등 전국 단위의 협의체에서도 코로나19로 신음하는 대구·경북지역의 개척교회에 임대료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여기서 잠깐.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임대료 지원을 하는 교회와 도움을 받는 개척교회가 중복될 가능성이 있어, 좋은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창구일원화 등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골고루 전달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자발적 임대료 인하 캠페인 전개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소득 감소와 함께 주거와 생계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토지 및 건물의 임대료 문제이다. 일부에서는 양극화로 얕게 형성된 중산층이 결정적 타격을 입어 소멸의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퍼져가는 임대료 인하운동은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적절하고, 그래서 정부에서까지 주목하고 장려하는 범사회적 움직임이다. 몇몇 지역교회와 기독교대학 등에서 임대료 인하운동에 동참하는 사례들도 주목할 만하다.

먼저 기독교대학인 전주대학교(총장:이호인)도 이 운동에 동참했다. 전주대학교는 바이러스 사태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교내 입주 상가를 대상으로 두 달 동안 임대료를 인하하겠다고 2월 27일 발표했다.

이번 전주대의 발표는 개강 지연과 감염 우려 때문에 입주 상가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인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학교 측은 교내에 입점한 수익상가 18개 업체의 올해 3월과 4월 임대료를 20% 감면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입주 상가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가장 부담되는 고정비 항목인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앞으로도 학교는 코로나19 사태의 극복을 위해 선제적 임대료 인하는 물론 감염예방 활동, 취약계층 지원 등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전주대는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인근 상가 이용 장려 캠페인을 진행하는 중이다.

반야월교회는 개척교회 임대료 지원 사업과 더불어, ‘힘내라 대구!’라는 슬로건을 걸고 임대료 10% 감액 캠페인도 시작했다. 반야월교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본 교회도 이 아픔에 동참하여 사랑나눔 실천으로 10% 감액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반야월교회는 자기 소유의 건물로 임대소득을 올리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세입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여 한 달만이라도 월 임대료의 10%를 감액해주는 사랑을 베풀어주기를” 호소하고 있으며, 여러 성도들이 이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하는 중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극복 일환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개되는 가운데 전주대학교도 이에 동참을 선언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돕기도 나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직격탄을 받은 직종들을 헤아리자면 열 손가락으로도 부족하지만 특히 계절 상황에 민감한 화훼농가와 과수농가 종사자 및 이와 연관된 소상공인들의 타격은 누구 못지않다.

이를 타개하고자 경산중앙교회(김종원 목사)는 착한소비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경산시장에서 참여한 5개 상가와 제휴하여, 이들이 판매하는 청과 수산물 등의 상품을 유튜브를 활용해 성도들에게 판매하는 형식이다. “위축된 소상공인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동시에, 성도들에게 양질의 물건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경산중앙교회의 취지이다.

대구 푸른초장교회(임종구 목사)도 같은 맥락에서 도농상생을 실천하는 중이다. 인근 경북 성주에서 생산된 참외를 대량으로 구입해, 계명대 동산병원과 달서구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에게 전달했다. 농가에도 도움을 주고,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을 격려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화훼업종의 경우도 연 매출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 졸업식과 입학식 시즌을 통째로 날려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이에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꽃 선물 릴레이’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전북지역 크리스천 대학 총장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마치 루게릭병 환자들을 돕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릴레이 동참자가 먼저 인증하고 다음 주자를 지명하는 형식이 차용됐다.

2월 27일에는 완주 한일장신대 구춘서 총장 앞으로 예쁜 꽃다발 하나가 배달됐다. 발신자는 군산 호원대학교 강희성 총장.

강희성 총장은 앞서 군산대 곽병선 총장으로부터 지명을 받고 꽃 선물 릴레이에 동참했다. 화훼농가를 돕자는 취지에 공감한 강 총장은 먼저 학내 환경미화원 반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선물한데 이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꽃 소비 장려 운동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캠페인 릴레이 다음 주자로 지명된 구춘서 총장도 자신의 역할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구 총장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다양한 방안을 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마련하고 실천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바통을 이을 주자로 전주대학교 이호인 총장을 지명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장영일 목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출하를 못하고 있는 경북 고령지역 딸기 3500 상자를 구입, 최일선에서 방역과 감염예방에 애쓰는 대구시 공무원들에게 전달하며 격려했다.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살피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 부철주야 뛰고 있는 공무원을 격려하는 상생의 마음을 담아 진행한 사업이었다.

영세농가와 소상공인을 살리는 소소한 꽃 잔치, 과일 잔치가 바이러스로 잔뜩 웅크린 봄기운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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