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아버지의 마음으로
[목회칼럼] 아버지의 마음으로
  • 정형권 기자
  • 승인 2020.03.03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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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귀석 목사(주평강교회)
정귀석 목사(주평강교회)
정귀석 목사(주평강교회)

구리시 교문동 지하 27평. 햇빛 한 조각 들지 않는 지하에서 교회가 시작됐다. 준비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하나님 제게 아이를 주시면 아버지의 마음으로 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겠습니다”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은 목사 안수를 받은 해에 태의 문을 열어주셨다. 좋은 교회 세우고 싶은 꿈과 사명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막상 개척을 시작하고 보니 모르는 것 투성이라 너무나 막막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지하의 눅눅함은 내 마음도 눅눅하게 만들어 갔다.

물론 열정이 많았던 내가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매일 새벽기도 후에 전도지를 돌리고, 오전에는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인사를 나누고 다녔다. 그럼에도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절망감은 점점 커져갔다. 나의 부족한 모습만 보이고, 소망도 사라져가고 있을 그때, 신실하신 주님은 새벽을 통해 위로와 소망을 주셨다.

“네 백성이 다 의롭게 되어 영원히 땅을 차지하리니 그들은 내가 심은 가지요 내가 손으로 만든 것으로서 나의 영광을 나타낼 것인즉 그 작은 자가 천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사 60:21~22)

평소 알고 있던 그 말씀이 내게 주신 말씀으로 가슴에 심겨지던 날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날의 그 말씀을 지금도 심방 때 자주 사용한다.

아무도 오지 않는 날이 많았지만 지하교회에서 새벽기도회를 쉬지 않은 것은 은혜였다. 멀리 타 지역으로 갔다가도 한 사람이라도 올까 봐 밤늦게라도 돌아와서 새벽을 깨웠다. 한 영혼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새벽마다 예배당 문을 쳐다보며 누군가 들어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한 사람이라도 오면 목소리에 힘이 생겼다.

그러던 중 신앙생활을 멈추고 있던 성도님을 보내주셨다. 한 영혼이 너무나도 그립던 그때에 천사처럼 느껴졌다. 이미 두 딸을 키우던 성도님이 아들에 대한 간절함으로 기도를 했는데, 셋째도 딸을 낳았다. 실족하면 어찌할까 믿음 없이 가슴 졸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믿지 않던 남편까지 셋째 딸을 안고 교회에 오셨다. 그렇게 목회 초보일 때 쓸데없이 가슴 졸이던 소심한 목사인 나는 어느덧 목회 26년째를 맞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가슴 졸일 때가 많다. 언제쯤이면 여유 있게 목회할 수 있을까?

그러나 가슴 졸일지라도 나는 목회가 정말 좋다.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같이 부족하고 미련한 자도 한 영혼이 사랑스럽고, 그들의 축복된 삶을 간절히 원하는데, 우리의 진정한 보호자 되시는 주님 마음은 어떠실까?

“아버지 당신의 마음이 있는 곳에 나의 마음이 있기를 원해요. 아버지 당신의 눈물이 고인 곳에 나의 눈물이 고이길 원해요. 아버지 당신이 바라보는 영혼에게 나의 두 눈이 향하길 원해요.”(설경욱 작사·작곡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일부)

혼란스럽고 어려운 요즘 이 찬양을 나지막이 불러보면서 간절히 무릎 꿇어 기도드린다.
“내 아버지여!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아버지의 마음을 제게 부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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