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보호’ 비뚤어진 충성심, 사회 방역체계 흔들어 … ‘종교 가장한 사교집단’ 위험성 적극 알려야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부각된 키워드는 단연 신천지다.

3월 1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526명, 이중 59.9%인 2113명이 신천지대구교회 신도거나 접촉자이다. 한때 소강 국면에 접어들기도 했던 코로나19가 2월 18일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전국 확산의 원인으로 이단사이비집단 신천지가 지목받는 이유다.

더구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 중 일반교회의 직분자거나 공공시설에 근무하는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해당 교회와 시설이 폐쇄되고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근거로 신천지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곳곳에 침투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리이단상담소장 신현욱 목사는 “코로나19가 육적 바이러스라면, 신천지는 영적 바이러스다. 이 두 개의 바이러스가 결합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2주간 예배당을 폐쇄한 대구성동교회의 모습. 대구성동교회 권사인 확진자가 신천지 모임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신천지가 한국교회 곳곳에 침투해 있는 사실이 확인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단전문가들은 신천지 경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2주간 예배당을 폐쇄한 대구성동교회의 모습. 대구성동교회 권사인 확진자가 신천지 모임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신천지가 한국교회 곳곳에 침투해 있는 사실이 확인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단전문가들은 신천지 경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천지 여전히 한국교회 노린다

신천지 바이러스가 가장 먼저 침투한 곳은 다름 아닌 한국교회다. 최근 일반인 포교에 집중하긴 하지만 신천지는 설립 이후 줄곧 한국교회 교인들을 최우선 포교 대상으로 삼아 미혹해왔다.

교인 대상 포교 전략도 다양하다. 기성교회에 추수꾼을 심어 교인을 빼돌리거나 교회 분쟁을 조장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교회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이른바 ‘산옮기기’ 전략을 감행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도 신천지가 여전히 한국교회 내부에 침투해 있다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성동교회 사례에서 이러한 정황을 읽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성동교회는 2주간 예배당을 폐쇄했다. 그런데 확진자가 이 교회 장로 부인인 권사로, 대구성동교회 측은 해당 권사가 신천지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대구성동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교회 장로의 부인인 권사가 맞다. 하지만 그 권사가 현재 입원 중이라서 신천지교회에 다녔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신천지 모임에 참석한 것은 확인했다”면서, “만약 해당 권사가 신천지교회 신도로 확인되면 당회에서 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성동교회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신천지 신도들이 일단 신분을 숨긴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천지 모임에 참여했다면 해당 권사는 신천지 신도일 가능성이 높다.

부산온천교회의 집단 감염도 신천지와 연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월 27일 오전 9시 기준 부산지역 확진자 60명 중 30명이 부산온천교회 성도거나 접촉자로 확인돼, 교회 측도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부산온천교회 관계자는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의 신천지 연관 여부에 대해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 다만 교회에서 의사가 포함된 대책반을 가동해 신천지와 연관성을 조사하고 교인 관리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태 악화”로 번진 신천지 늑장 고백

코로나19 확진자 중 공무원 신분의 신천지 신도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뒤늦게 신천지 신도라고 밝혀, 공공시설이 폐쇄되고 코로나19 감염을 확산시켰다는 사실이다.

대구서구보건소 감염예방팀장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 해당 감염예방팀장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될 때까지도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라는 사실을 숨기고 보건소에 정상 출근했다. 이로 인해 함께 근무했던 직원 50여 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을 뿐 아니라, 25일에는 직원 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더 없이 바쁜 보건소가 신천지 신도 팀장의 늑장 고백으로 업무에 커다란 차질이 생긴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들이 신천지교회에 방문한 사실을 숨기거나 이동경로를 자세히 밝히지 않아 방역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처럼 신천지 신도들의 비협조적 행태로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회는 26일 감염병 의심환자에 대한 진료의 강제성을 강화한 ‘코로나19 3법’을 통과시켰다.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 신도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보다 신천지 조직을 보호하는 게 먼저이고 자신이 신천지라는 게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신천지 신도들이 삐뚤어진 충성심은 근시안적으로 조직을 보호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조직에 더 큰 화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대구동부경찰서 수사과 직원도 신천지 신도로 확인돼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 중 청송교도소 교도관과 대구소방안전본부 소방관 3명도 신천지 신도로 확인됐다. 심지어 대구동부경찰서 직원의 경우 신천지 동대구역센터의 센터장으로 활동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대구신천지피해모임의 모 회원은 “해당 동부경찰서 직원은 신천지 동대구역센터장으로 예비 신도 교육을 총괄하는 간부급으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구광역시가 주최하는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을 담당하는 공무원 중 신천지 신도가 있어 신천지가 이 행사를 주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8년 7월까지 신천지대구교회를 다니다 회심한 서민준 간사(구리이단상담소)는 “한동안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신천지 신도여서 퍼레이드 참가자를 신천지 신도로 채웠고 각종 부스 운영자 중에도 신천지 신도가 가득했다”면서, “신천지는 대구시가 주최하는 행사를 주도했다는 사실을 홍보하고 또 이런 것들을 포교의 발판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출입금지” 경기도의 명령에 따라 교회 시설을 폐쇄한 신천지 산하 성남시온교회.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신천지를 지목하고 지역 내 신천지 교회와 부속시설의 폐쇄를 명령했다.
”출입금지” 경기도의 명령에 따라 교회 시설을 폐쇄한 신천지 산하 성남시온교회.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신천지를 지목하고 지역 내 신천지 교회와 부속시설의 폐쇄를 명령했다.

신천지는 ‘영적 바이러스’

교회 보건소 경찰서 교도소 소방서 시청까지, 신천지가 공공기관 깊숙이 파고든 형국이다. 신천지는 이미 신도 수 20만명을 넘겼다. 따라서 신천지 신도들이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만, 특히 신천지는 사회 고위층이나 정치권 인물들을 특별 관리하고 공을 들인다고 한다.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이나 고위 공직자,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특별 관리한다, 한때 압구정센터에는 유명 인사를 관리하는 팀도 있었다. 또한 신천지는 정치권의 경우 접촉 가능한 루트를 찾아 비집고 들어간다. 이미 신천지 신도 중 시군의원에 당선된 인물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신천지가 이런 노력하는 것은 결국 영향력 행사와 포교 확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의 중심에 신천지가 자리 잡고 있다. 국민들도 신천지를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 위험한 사이비집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천지가 손을 뻗친 면면을 들여다보면 신천지의 두드러진 성장세를 읽을 수 있다. 어쩌면 오늘의 한국교회 그리고 한국사회 곳곳에 신천지 바이러스가 퍼져 있을 수도 있다.

신현욱 목사는 “나는 예전부터 신천지를 영적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신천지 바이러스가 한국교회 넘어 한국사회 전역에 퍼지려는 순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만나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 목사는 “국가적으로는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이 와중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신천지가 경계 대상이라는 것을, 종교를 가장한 사교집단이라는 것을,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 집단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국민들도 신천지를 꺼리게 될 것이고, 신천지의 포교도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사태는 신천지를 예방하는 백신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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