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은퇴선교사와 작별하는 빈소는 한산했다. 하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며 조문하는 발길까지 막았다. 유족과 교우들 몇이서 고인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찬송 ‘주안에 있는 나에게’를 합창하는 소리만이 은은히 울려 퍼졌다. 그러나 쓸쓸하지만은 않은 천국환송예배였다.

24년간 페루 선교사로 사역하다 귀국해 생활고에 시달리며 투병하던 이춘현 선교사(본지 제2221호 보도)가 2월 22일 전주 벧엘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7세. 전주 삼성장례문화원에서 진행된 장례절차는 전주 매암제일교회(이성철 목사) 주관으로 치러졌고, 시신은 전주시립납골당에 안치됐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폐질환으로 전주 예수병원에 입원 후, 상태가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지독한 가난으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기독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이 선교의 총신 76회 동기들과 총회세계선교회(GMS) 등을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벌어져 치료비가 어느 정도 채워질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고령의 환자에게 병세가 너무 깊어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만, 유족들은 큰 슬픔 속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내 신명자 사모와 두 자녀는 “슬프고 막막하던 중에 많은 분들의 정성어린 후원으로 큰 위로를 받았다”면서 “주님의 나라와 복음을 위해 헌신한 선교사님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계속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 이춘현 선교사의 천국환송예배를 함께 하는 유족과 매암제일교회 성도들.
고 이춘현 선교사의 천국환송예배를 함께 하는 유족과 매암제일교회 성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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