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상에서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2월 12일 ‘말씀과 순명’의 첫 모임 때, 홍정길 목사의 설교를 놓고 한국교회의 모든 기대가 무너졌다는 장탄식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은 보수와 진보간의 갈등이 심하고 현재 ‘코로나19’의 방역과 퇴치가 시급한 이 때에 어느 정파나 이념 집단을 편드는 것이 아닌 오로지 하나님 말씀 앞에서 순명하려는 뜻으로 기도회를 열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첫 모임부터 신랄한 비판에 직면했다. 홍정길 목사의 설교가 현 정부의 체제를 비판하는 극보수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기도회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오히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부추겼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말씀과 순명’ 초청인 8명의 시각차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홍 목사의 정치적 견해나 이념도 존중한다. 하지만 설교 중 오는 총선은 체제를 선택해야 한다느니, 현재 고통스럽다는 등의 표현은 사용해서는 안 될 어휘였다. 특히 홍 목사는 청년 그룹의 존경을 받는 목회자인데, 드러내놓고 정치적 색깔을 표명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특정 집단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이어져 한국교회가 덤터기로 욕을 먹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보수와 진보, 지역 갈등, 세대 갈등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들은 특히 특정 집단을 편드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갈등을 유발하는 태도는 자제해야 한다.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은 스스로 고정적인 조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건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남은 기도회만이라도 진중하게 이끌어 가길 바란다. 첫 모임처럼 이러쿵저러쿵 비난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차라리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를 위해 기도모임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갈등이나 분열을 조장한다는 논란의 소리를 결코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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