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교세현황 보고, 미래자립교회 지원 주춧돌 흔들린다
 

2015년 6월 본지는 <미자립교회 살리기 특별기획-한국교회 샛강을 살리자>를 기획기사로 연속 보도했다. 당시 이 특별기획은 총회에서 교회자립위원회를 설립하고 미자립교회의 자립화를 추진하는 상황과 맞물려 진행했다. 총회와 한국교회에 ‘샛강인 미자립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산다’고 외친 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교회자립위원회는 법인으로 발전해 총회교회자립개발원으로 격상했다. 미자립교회라는 명칭도 ‘미래자립교회’로 변경했다. 사역의 영역도 교회자립지원, 자립화교육, 장학사업, 은퇴 후 지원사역 등으로 넓히고 체계를 잡았다. 노회 자체적으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지원체계를 완성하고 자립한 노회도 나타났다.
그러나 5년 동안 쏟은 노력과 재정에 비해 나타난 열매가 미약하다. 본지는 미래자립교회가 총회와 한국교회를 살리는 ‘샛강’임을 재인식하고, 지역과 노회에서 자립의 열매들이 나타나기를 바라며 ‘2020 연중기획: 한국교회 샛강을 살리자2’를 시작한다. 연중기획은 1부 미래자립교회의 실태와 상황, 2부 자립을 향한 도전, 3부 자립을 향한 비전, 4부 샛강들이 만드는 희망 순서로 20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2020년 2월 4일 현재, 총회 산하 노회는 159곳, 전체 교회는 1만1293곳이다. 교회자립개발원은 이중 미래자립교회를 도와야 할 지원교회가 2488곳, 자립했지만 지원하기 어려운 교회는 2420곳으로 분류했다. 미래자립교회는 3468곳으로 집계하며, 미래자립교회 비율을 41.4%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 집계에서 빠진 교회들이 있다. 5년 동안 교회자립개발원은 매년 교세통계보고를 요청하고 있지만, 2917교회가 한 번도 교세현황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교회자립개발원은 총회 산하 미래자립교회 비율을 41.4%로 밝혔지만, 실제로 미보고한 교회들 중 상당수가 미래자립교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회자립개발원은 총회 내 미래자립교회 실제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50년 지나도 샛강 못 살린다
교세현황 보고에서 핵심은 크게 4가지다. 교회의 제직·성도수, 교회재정(결산액), 교역자생활비지급액, 지원하고(받고) 있는 교회 내역. 이 4개 항목을 정확히 보고해야 미래자립교회 현황파악이 가능하고, 지원할 교회와 지원받는 교회를 선별할 수 있다.

교세현황 보고 온라인 시스템을 마련한 김천 목사는 “교세현황을 보고한 교회는 75%에 육박하지만, 중요한 항목을 제대로 보고한 교회는 10%도 안된다. 현재 교세현황 보고로는 미래자립교회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교회자립개발원은 지난 5년 동안 각 노회와 교회에 교세현황 보고를 강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현실은 보고율 10% 미만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인 이유는 “교회에서 알아서 미래자립교회를 돕겠다.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교회의 성도수와 재정현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부담스러워 한다. 극히 일부 교회이지만 2000년 중반 총회 전도부의 조사에서 드러났듯, 수많은 교회에서 중복 지원받는 상황을 감추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교회자립개발원이 행정체계를 법인이사회 중심에서 권역위원회로 전환한 이유 중에서, 미진한 교세현황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도 있었다. 지역별로 구성한 권역에서 강하게 교세현황 보고를 촉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각 교회들이 현황 보고에 미온적이라면, 5년 아니 50년이 지나도 미래자립교회의 자립화는 요원하다.

강한 의지를 가져야 샛강 살린다
교세현황 보고에 미온적인 것은 다른 교단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경우, 총회가 단호한 행정체계를 확립해서 거의 모든 교회가 매해 교세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기성 총회 관계자는 “연말 결산이 끝나고 지방회(노회) 기간에 모든 교회들이 성도와 재정 현황을 보고한다. 보고의 의무가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기성 총회는 법과 함께 행정제재도 마련해 놓았다. 교세현황을 보고하지 않으면, 해당 교회는 각종 서류발급이 중단된다. 교회뿐만 아니라 해당 지방회 역시 총대 파송과 행정보류 등 제재를 받는다. 기성 총회 관계자는 “거의 모든 교회들이 교세현황을 보고한다. 그 보고를 기초로 총회비를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교회자립개발원은 기성 교단의 방안을 총회에 헌의할 생각도 있었다. 법인이사회에서 “답보상태인 미래자립교회 지원사역을 위해서, 교세현황 미보고 교회와 노회에 강한 행정제재를 가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총회에 행정제재를 청원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는 진주노회의 성공사례 때문이다. 진주노회는 소속 112교회 중 지원 가능한 교회가 30곳에 불과하다. 미래자립교회가 58곳으로, 전체 교회의 52%에 이른다. 하지만 진주노회는 교세현황 보고율이 100%이다. 지원 교회는 물론 지원의무가 없는 24곳의 자립교회들도 결산액의 1~2%를 미래자립교회에 지원하고 있다.

그래도 모자란 부분은 서울광염교회가 채우고 있다. 그 결과 진주노회는 ‘미래자립교회를 100% 지원하는 자립 노회’가 됐다. 진주노회 교회자립위원회 관계자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교회들이 스스로 교세현황 보고서를 제출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노회 임원과 중진들과 자립위원회가 의지를 가지고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회의 변화가 교단의 미래 바꾼다
<교회자립개발원 2020년 권역별 통계현황>(표)을 보자. 전국 8개 권역별 교회 수, 지원-자립-미래자립교회 수, 미보고교회 수, 그리고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나와 있다. 서울권역의 경우 2083교회 중 미보고교회가 544곳(26.1%)에 이른다. 다른 권역의 미보고 교회 비율도 비슷하다.

권역별로 미보고 비율이 가장 높은 노회는 다음과 같다. 서울권역의 동서울노회는 114개 교회 중 38곳이 미보고다. 경기권역은 시화산노회의 미보고율이 높다. 시화산노회는 33개 교회 중 26곳이 보고하지 않았다. 전북권역은 중전주노회가 30교회 중 미보고 20곳, 광주전남권역은 새순천노회가 35교회 중 미보고 23곳으로 최하를 기록했다. 서북권역은 함경노회가 37교회 중 미보고 21곳, 북평양노회가 46교회 중 미보고 34곳으로 나타났다. 중부권역은 소속 17개 노회 모두 보고율이 70%를 넘겼다. 대경권역 18개 노회와 부울경권역 12개 노회도 높은 보고율을 보였다.

미래자립교회 자립화의 기초는 ‘교세현황 보고’다. ‘2020 연중기획: 한국교회 샛강을 살리자2’ 연중기획 1부는 샛강 살리기의 핵심인 노회와 권역별 교세현황 보고의 활성화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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