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옥 목사의 목회자를 위한 사진교실]

양봉(위)과 어구(아래). ‘양봉’은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6월 초에 채밀하는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며, ‘어구’는 전라남도 완도군 고금면 가교리에서 1월 초에 어구를 손질하는 어부를 촬영한 사진이다. ‘양봉’은 ISO 100, 셔터속도 1/250, 조리개 F3.2, 바이어스 –1.3으로 설정하여 촬영했다. ‘어구’는 ISO 200, 셔터속도 1/200, 조리개 F5.6, 바이어스 –1.3으로 설정하여 촬영했다.

 

인생살이에는 수고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자신의 몫을 기꺼이 감당하며 땀 흘려 수고하는 인생의 경이로운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담는 것은 멋있는 일이다.

1. 일하는 수고로움을 나타내야 한다
대부분의 일은 땀 흘리는 노동이다. 이마에 땀방울이 구슬처럼 송알송알 맺힌 모습, 석탄 가루로 범벅이 된 얼굴에서 유별나게 드러난 눈동자, 밧줄 하나에 매달려 아찔한 고공에서 작업하는 노동자, 세찬 눈보라와 싸우며 그물을 올리는 어부 등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야 한다.

2. 어떤 일을 하는지 나타내야 한다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만을 크게 찍어도 좋은 사진일 수 있지만,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담아준다면 더 좋은 사진이 될 것이다. 농부의 경우 쟁기는 물론 쟁기를 끌고 가는 소까지 함께 찍어야 하는 것이다. 어부의 경우 그물과 배를 함께 찍어 보여주는 것이다.

3. 일하는 보람과 기쁨 표현해야 한다
밀레의 ‘만종’에서 작품 속 부부는 감자심기를 마치고 멀리 보이는 교회당에서 울리는 듯한 종소리와 함께 감사 기도를 올린다. 그림을 보면 때가 되면 주렁주렁 탐스런 감자가 쏟아져 나올 것을 기대하는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마찬가지로 사진을 통해서 모내기를 하는 농부로부터 추수를 기다리는 소망, 어구를 손질하는 어부로부터 만선의 희망, 석탄 가루를 쓰고 탄광에서 나오는 광부의 모습으로부터 가족 사랑의 기쁨을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4. 일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해야 한다
수고를 통해서, 땀 흘림을 통해서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이루기 때문에, 일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일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좋은 사진이다.

5. 일하는 모습을 찍을 때 주의할 점
첫째로 본인의 동의를 얻어서 촬영해야 한다. 몰래카메라 식으로 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로 초상권을 존중해야 한다. 사람의 얼굴이 찍힌 사진을 아무렇게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로 부정적인 모습을 찍지 않아야 한다. 일을 하다보면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고 얼굴도 지저분해질 때가 있는데 이런 모습을 누구에게든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네 번째로 일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사진을 위해서 일을 멈추게 하거나 집중력을 빼앗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 가능하면 일하는 모습을 연출하여 찍는다. 일하는 현장을 자연스럽게 찍는 것과 연출하여 찍는 것, 어느 편이 더 좋은지 단정할 수는 없다. 좋은 사진도 탁월한 연출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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