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사기범행의 기망이나 협박행위와 유사” 탈퇴자에 위자료 지급 판결

 “사기 포교 활동에 제동 걸 중요 판결”

신천지는 자기 정체를 숨기고 성경공부, 설문조사, 상담 등으로 접근해서 미혹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모략전도’라고 불리는 이 행위에 대해 법원이 ‘위법성이 있다’며, 모략전도에 속아서 삶을 허비하고 정신적 고통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신천지의 사기 포교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민사1단독 재판부는 1월 14일 신천지 탈퇴자 3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사건번호 2018가단58184)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신천지의 모략전도 방식을 “사기범행의 기망이나 협박행위와도 유사”하다며, “우리 사회공동체의 질서유지를 위한 법규범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위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3명의 원고 중 함OO 씨에게 위자료 500만원 지급을 판결했다.

신천지의 사기 포교 방법인 ‘모략전도’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아낸 피해자들과 전피연 관계자들이 14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천지의 사기 포교 방법인 ‘모략전도’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아낸 피해자들과 전피연 관계자들이 14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소송은 ‘청춘반환소송’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천지에서 탈퇴한 함 씨 등 3명이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대표:홍연호·이하 전피연)의 지원을 받아 2018년 12월 신천지 서산교회와 신도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함 씨 등 피해자 3명은 모략전도에 속아서 수년 동안 신천지 서산교회에서 전임사역자로 일하며 노동력 착취를 당했고 사회복지사 공부 중단, 배우자와 이별 등 고통을 당했다고 소장에 적시했다. 이런 물질적 피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총 7000만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 신천지 서산교회와 신도들은 사기 포교 방법인 ‘모략전도’를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모략전도의 방식을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판결문을 보면 신천지는 ‘처음에 신천지 소속이라는 것을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문화체험 프로그램 또는 성경공부라는 명목으로 신천지 교리교육을 받게’ 한다. 교육 중에 피해자(피전도자)가 신천지라는 것을 의심하면, 신천지 신도가 전도받은 사람으로 위장해서 교묘하게 의심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교리에 순화될 때까지 숨기고 있다가 그 이후에 신천지 소속이라는 것을 밝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런 모략전도 방법이 ‘정당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친절을 베풀면서 주위 사람들과 관계를 끊도록 한 후, 신천지를 떠나면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 등을 이용하여 사실상 자유의지를 박탈한 상태에서 (신천지 서산교회) 신도가 되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지목했다.

재판부는 이런 행위가 “헌법에서 보호하는 종교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고, 사기범행의 기망이나 협박행위와도 유사”하다며, “위법성이 있다”고 결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신천지 서산교회의 위법성은 인정했지만, 사기 포교를 직접 시행한 신도들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신천지 서산교회가 함 씨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고, 그 외 원고 2명의 청구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했다.

일부 승소이지만 청춘반환소송은 신천지의 사기 포교를 근절시킬 중요한 판결을 받아냈다. 손해배상을 받아낸 함 씨는 “배상 판결이 나와 기쁘다. 이번 판결이 또 다른 피해자들이 나서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피해자들과 함께 소송전을 벌인 전피연 정경숙 부대표는 판결 후 기자회견을 갖고, “신천지 사기 포교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소송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부대표는 “앞으로 종교 사기로 인한 물질적 피해보상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종교사기 수법이 위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이끌어낸 소송”이라고 강조했다. 진용식(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협회장) 신현욱(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장) 목사 역시 “신천지뿐만 아니라 많은 이단들의 거짓 포교를 막고 예방하는 중대한 판결”이라며, “이제 시작이다. 대법원까지 치밀하게 준비해서 승소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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