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고령화 심화로 성도 감소·재정 축소 이중고 ‘눈 앞’
“양적 성장 포기하고 질적 회복 힘쓰며 접촉점 넓혀가야”

“건물 아닌 주일학교 집중해야 산다”


한국교회 미래를 낙관적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양적인 성장 측면에서 볼 때 그렇다.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관련 전망 통계를 살펴보면 오랜 인구절벽현상이 예상되고도 남는다. 대개 인구의 7%가 65세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5%면 초고령화사회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20년 현재 15.7%의 인구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사회가 되었다. 앞으로 2030년은 25.0%로 전 인구의 1/4이, 2040년에는 33.9%로 1/3이 65세 이상이 된다는 전망이다. 인구가 고령화된다는 의미는 한국교회 구성원도 고령화된다는 의미다.

경제전문가들은 직장인이 은퇴를 하면 평균 1/3 정도가 새로운 직장을 찾고, 직장생활을 새롭게 하는 이들은 현역에 있을 때와 비교해서 1/3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고 말한다. 인구고령화의 심화는 교회 헌금의 축소와 직결된다. 한국복음주의연합 등은 지난 2016년 토론회를 열고 “올 1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은 지난해 말보다 3조4000억원이 늘어난 102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며 “한국교회가 부채탕감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건축으로 지게 된 부채가 없는 교회가 없다시피한 한국교회의 상황을 볼 때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할 판이다.

종교단체 전체 경매물건 가운데 교회 건물이 80%에 이르고 2013년의 경우 교회가 은행으로부터 빌려쓰고 있는 대출금이 총 4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앞으로 인구고령화로 인해 교회의 부채 상환 능력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니 더 많은 교회가 건축 빚 때문에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 또 이같은 부채는 청장년층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청장년층이 교회 출석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고령화 비율은 늘어나는데 반해 신생아 출산율은 앞으로도 저조한 수준을 맴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출산율은 0.90명이다. 2명의 부부가 1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이 충격적인 수치는 전세계적으로도 한국이 유일하다. 정부는 출산율이 앞으로 다소 회복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나마 2030년 1.14명, 2040년 1.27명으로 1명 수준 출산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모 교단은 주일학교 통계를 소개하면서 상당수 교회들이 주일학교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거나 학생수가 줄었음을 보고한 바 있었다. 여기서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주일학교 인구 축소 비율이 동 연령대 우리나라 인구감소율을 훨씬 상회했기 때문이었다.

젊은 세대들의 성향도 교회의 경제적 상황 대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개인적인 결정을 매우 존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제난과 집값과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혼자만의 삶을 영위하기도 점차 벅차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선배 세대들처럼 특정한 단체나 사람에게 헌신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따라서 2040년을 바라보는 교회는 성도 수 감소와 교회 재정 축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미래학자 최윤식 목사는 “주일학교에 전적으로 투자하는 길 외에는 답이 없다. 교회 찬양대를 없애더라도 주일학교는 부흥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주일학교에 올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회학자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과거와 같이 교회 건물에 투자해서 성도들을 끌어모아야겠다는 생각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사람에 관심을 갖고 사람 가운데로 복음을 들고 들어가는 접촉점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인 것은 최근 한국교회 안에 다음세대를 위한 고민과 새로운 시도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영암교회(양병희 목사)는 다음세대를 위한 선교와 장학 재단 설립을 위해 100억원 기금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성도 1인당 1구좌, 1000만원 기부 활동에 1004명의 성도가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이밖에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시민운동에 교회가 참여하거나 교회에 선뜻 다가오지 못하는 다양한 소수계층을 위한 사역들이 생겨나고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는 <기독교의 발흥>이라는 책에서 로마 식민지 초기 소수였던 기독교가 서기 300년 어간에 주류 종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회가 지닌 우수한 교리와 이를 지켜 실천한 성도들의 사랑 때문이었다고 간파한 바 있었다. 결국 양적인 성장을 포기하고 질적인 회복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2040년 한국교회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교회다움으로 회복하려는 노력 중요하다”

교세 감소 원인은 교회 신뢰도 하락 때문 … 삶의 대안 제시해야

 인터뷰/ 정재영 교수

“기독교정신의 구현이 필요합니다. 사회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교회 내적인 모습을 반성하고 교회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사회학자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기독교다움’의 회복에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는 교세 감소에서 알 수 있고 교세 감소의 원인은 교회에 대한 신뢰도 저하 때문이라고 보았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3년 마다 교회 신뢰도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는 10여 년째 20% 이하 수준을 맴돌고 있다. 그래서 이런 낮은 신뢰도는 교세 통계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교수는 “사회학적으로 볼 때 종교가 제도화되면 본질과 멀어지고 초기의 정신과 가치를 위해 헌신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외형상의 교회를 유지하는데 관심을 더 쏟기 마련”이라면서 “그래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개혁이 항상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에서 보이는 본질에서 멀어진 모습들을 재정 불투명성, 성윤리 타락, 분열 등으로 보았다. 또 교회 외적으로는 한국사회에 대한 관심과 사랑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불신자들과 200만명에 이른다는 소위 가나안교인들의 자리로 내려가서 그들이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기독교는 크리스텐덤 시대를 맞은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크리스텐덤의 회복을 목표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세계 유례없는 다종교사회이고 인구 절반이 무종교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종교가 없다고 밝힌 인구가 우리나라처럼 많은 곳도 드물다. 사회학적으로 봐도 외형적 교세의 복구나 소위 교회부흥이 최종 목표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편 반기독교세력, 포스트모더니즘의 물결, 진보정권의 기독교에 대한 반감 또는 공격이 교세축소의 원인은 아닐까? 정 교수는 “기득권화된 세력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은 늘 있었던 사회 현상”이라면서 “오늘날 타종교나 타단체와 달리 교회만 탄압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어려우며, 만일 그런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회가 힘으로 대응하는 방식은 현명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물론 때로는 싸워야 할 때가 있을 것이나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현재 교회가 비판적 세력을 맞서는 방법은 기독교회의 네트워크 확장에 노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교회 내적인 부흥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 방식은 이제 다음세대의 가치관과 생활방식, 성도들의 인적 구성과 가족형태 등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성도들에게 삶의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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