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시국선언문 … “보수ㆍ진보 진영,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와 가치 세워가야”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이정익 목사·이하 한복협)가 갈등과 대립을 계속하는 한국사회와 한반도 상황을 우려하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문은 △공신력을 잃어버린 한국교회는 회개운동으로 신뢰를 회복해 사회를 섬기고 화합시켜야 한다 △정부는 헌법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공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보와 보수를 포용하고 남북관계를 증진시켜야 한다 △북한은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등 8개 항을 제시했다.

한복협은 1월 10일 종교교회에서 ‘사회통합과 기독교의 역할’을 주제로 새해 첫 번째 월례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가졌다.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가 말씀을 전하고, 박영신 교수(연세대 명예)와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가 한국사회 통합과 기독교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오정호 목사는 교회가 사회에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 먼저 성령의 음성을 따르는 거룩성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상과 구별된 교회다움이 역설적으로 한국사회의 화해와 통합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오 목사는 “교회의 건강성은 주님과의 생명적 소통에 있다. 주님과 소통하면 생명의 역사를 열어갈 수 있다. 한국교회는 오직 주님과 주님의 말씀만이 소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교수는 불완전한 현실 사회 속에서 긴장과 갈등은 필수적으로 일어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통합과 개혁으로 사회가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사회의 통합과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종교개혁의 유산인 관용’이라며, “모자란 존재(죄인)로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공동의 선을 향해서 마음의 문을 열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회 후 참석자들은 <현 시국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사회갈등이 첨예했던 작년 10월부터 초안 작업을 시작했다. 한복협 임원과 박명수 교수 허문영 박사 유관지 목사 등이 선언문 작성에 참여했다.

‘대한민국을 자유와 민주주의로 충만하게 하라!’는 제목의 선언문은 정치적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입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세웠지만 민주주의 원칙을 버리고 독재를 시도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박정희 대통령 역시 산업화를 이뤘지만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한계를 지적했다. 문제는 지금도 한국의 정치적 보수와 진보 진영이 사회발전 과정의 이런 공과를 종합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바라보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선언문은 한국교회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해방과 이후 산업화 시대에 한국사회에 기여한 역할을 명시했다. 그 중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대한민국에 뿌리내리도록 한 것을 강조하며, 지금 갈등하는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헌법의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와 가치를 세워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정부를 향해서 “적폐 청산과 남북의 평화증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사회 발전 과정과 국민 전체의 화합을 생각하여 지혜로운 접근과 포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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