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문화선교 트렌드] ①한국사회·한국교회

총선 앞두고 교회 역할 적극 모색 중요 … 중형교회 살리는 실질 대책 시급

새해 한국교회와 사회의 트렌드는 무엇이며 한국교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2020년을 준비해야 할까? 문화선교연구원(원장:백광훈 목사)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조성돈 목사)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지용근 대표)가 1월 9일 서울 대신동 필름포럼에서 ‘2020 문화선교 전망과 교회의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이 포럼에서 나온 담론들을 정리해 본다.<편집자 주>

갈등·워라밸·공정성에 한국교회 역할 필요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올해 한국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국회의원 선거다. 이로 인해 2019년에 나타난 이념, 세대,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첨예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사회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이들은 이러한 갈등이 올해 더욱 극심해져 초갈등사회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점에서 한국교회는 갈등을 치유하고 성도들이 바른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더불어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며, 교회 안에서부터 평화를 증진하는 세대 이해의 과제를 수행하고, 성도이자 시민으로서 크리스천의 역할에 대한 성찰과 교육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2020 문화선교 트렌드’ 포럼에서 지용근 대표, 김지혜 책임연구원, 조성돈 소장, 백광훈 원장(왼쪽부터)이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새해 이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 문화선교 트렌드’ 포럼에서 지용근 대표, 김지혜 책임연구원, 조성돈 소장, 백광훈 원장(왼쪽부터)이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새해 이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제도적 변화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도 주52시간의 적용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욜로’ ‘소확행’ ‘워라밸’ 등도 다양한 이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다중 정체성’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가 예측된다고 했는데, 새로운 세대는 각 SNS마다 다른 정체성으로 글을 올리고 퇴근 후 역시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 취미 생활을 즐긴다. 이런 사회에서 교회는 성도들이 신앙 안에서 바른 정체성을 찾도록 인도하고, 동시에 젊은 세대들의 취향 및 자기 계발을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기능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

한편 공정성 담론도 주목할 만한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또한 작년 <82년생 김지영>에서 시작한 ‘여성의 권리’ 담론은 올해 하반기 임신중절법 제정과 관련해 교회 공동체의 적절한 응답이 요청되는 상황이다. 교회는 페어 플레이어로서 교회의 투명성, 목회지 대물림 등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에서 사회적 반응와 영향력을 더욱 고려해야 할 것이다.

중형교회 살려야 한국교회가 산다
조성돈 소장(목회사회학연구소)

그동안은 작은 교회의 서바이벌에 대해 고민해 왔는데 이제 작은 교회를 넘어 중형교회마저 무너지고 있다. 중형교회 하나가 무너지면 도미노현상으로 작은 교회와 여러 기관들이 함께 어려움을 당하게 되어 있다. 중형교회의 가장 큰 어려움은 리더십 교체, 그리고 그에 따른 은퇴 목회자 예우다. 신임 목회자는 새 리더십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은퇴 목회자는 그간의 목회 여정이 돈 거래로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이를 위한 합리적인 규칙이 필요하다. 또한 40대 초반 이하의 성도들이 교회 의사결정과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

이 사회를 휩쓸고 있는 거대한 분노도 목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청소년들은 입시 경쟁, 청년들은 N포, 중년들은 무너진 경제상황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이 모든 분노의 중심에는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현실의 불안정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안을 만들고, 이러한 불안이 분노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불안에 대해 조언해줄 사람이 없다. 이제 교회는 성경의 지식을 전달하는 공부에서 벗어나 삶의 현실에 직접적인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공부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시행된 지 2년이 지난 종교인 납세에 대해서는 많은 목회자들이 적응을 끝냈다. 이제는 근로장려금이나 교육급여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요 화제다. 꼭 납세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목회자들의 공공의식이 많이 커졌다. 이중직에 대한 의식도 변했다. 자연스럽게 목회 현장도 변화해, 과거 상가교회에 대한 강박을 넘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교회의 개념을 넓히고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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