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빈자리 다시 채워야 한다

청년세대 교회 이탈로 개신교인 고령화 빠르게 진행
“본질로 돌아가 영혼 구원 집중, 교회 복귀 명분 줘야”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손자병법 3장에 나오는 말이다. 적을 알고 자신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는 뜻이다. 2020년 신앙의 싸움에서 백전불태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자신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 인구

최근 ‘교회의 위기’를 외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뜻밖에 개신교 비율은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통계청 인구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1985년 인구의 16%였던 개신교 인구는 1995년 19%, 2005년 18%, 2015년 20%로 증가하며 인구 1위의 종교로 등극했다.

그러나 이는 긍정적 신호가 아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2005년과 2015년을 비교했을 때 30대 이하의 개신교 이탈률이 상당히 높은 데 비해 40대 이상의 이탈률은 낮은 상황이다. 이는 곧 개신교인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기독 청년

최근 대학생·청년 세대를 ‘미전도종족’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젊은 세대의 복음화율이 낮다. 학원복음화협의회의 2017년 통계에 따르면 대학생 개신교인의 비율은 15%밖에 안 된다. 2012년 17%에서 2%가 감소한 수치다.

교회를 떠난 청년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신앙생활에 회의’ 38%, ‘교회의 비도덕적 모습’ 25%, ‘배타적 태도’ 24%, ‘헌금 강요’ 18%(중복응답) 등으로 나타났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학생·청년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가나안 성도

가나안 성도(교회에 비출석하는 크리스천)의 비율도 늘고 있다. 2017년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럽 크리스천 중 69%가 가나안 성도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2018년 조사한 결과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2012년 11%였던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2017년 23%로 크게 증가했다.

이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로 ‘얽매이기 싫어서’가 44%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14%, ‘교인들의 배타적 태도’ 11% 등이 다음 순위에 기록됐다.

2020 우리, 어디에

2020년 한국교회는 출석교인 감소, 다음세대 양육 등 해결해야 할 많은 현안을 갖고 있다. 제시된 통계자료들은 이러한 경향이 지속 혹은 심화하고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제시된 문제는 비단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 <2000 그때는>에서도 보았던 것처럼, 세기말에도 이런 고민은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때도 교세 감소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통계를 통해 살펴본 결과 이 문제는 오히려 더 심화되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자신을 ‘개신교인’이라고 인식하는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물론 이 통계에는 이단·사이비 등 구별되어야 할 집단들이 배제되지 않은 오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은 아직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러나 개신교인의 숫자가 늘어났다고 교세가 확장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 교단들은 출석교인의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반면 배출되는 목회자 수, 교회 수, 노회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목회데이터연구소 창간호 참조) 이는 출석하는 성도는 줄지만 개척하는 목회자가 증가하고, 분열되는 노회가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20 우리, 인식의 전환, 본질에 충실

기독교인이 증가하지만 출석교인이 감소하는 사실은 결국 ‘가나안 성도’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말해준다. 이는 한국교회에서 가나안 성도가 더는 ‘소수자’가 아님을 보여준다. 따라서 가나안 성도에 대한 기존 교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교수는 가나안 성도를 “비정상, 떠난자라는 인식에서 우리의 사역 대상자요 동역자라는 인식의 전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제시된 자료를 살펴봐도 가나안 성도는 이제 기독교인 4명 중 1명꼴이다. 이런 현실은 그들을 질타한다고 해서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나안 성도가 교회를 이탈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구속받기 싫어서’이다. 현대인들의 성향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는 교회가 바꿀 수 없는 문제다. 다만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교인들의 배타적 성향’ 등의 문제는 교회가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부정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경영전문가 공병호 박사(공병호연구소장)는 “교회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즉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 영혼 구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인들은 도서나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얼마든지 세상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이런 세상적인 교훈을 얻자고 교회에 모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 박사는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가르쳐야 한다. 세속적으로 잘되고 복 받는 것을 가르치는 곳이 교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독교인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증가했으나, 출석교인은 줄어든 2020년 현재. 한국교회는 인식 전환과 본질에 충실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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