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적 제언 회복의 사명을 성취하라 : 성삼위 하나님의 회복 역사와 교회의 사명

성삼위 하나님의 크신 역사인 '회복' 붙들어야 한다

 

김희석 교수
김희석 교수

1. 들어가는 글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고백하는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다. 하나님 나라란 죽음 이후 도달하게 될 천국을 뜻하기도 하지만, 더 넓은 의미로 보자면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모든 시간과 공간을 가리키는 통전적 개념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시간과 공간이라는 피조세계적인 개념 안으로 들어와 존재하게 되었고, 인간을 비롯한 우주 만물은 하나님을 높이고 그분께 영광 돌리는 것을 궁극적인 존재 목적으로 삼게 되었다.

창세기 3장에 나타난 바와 같이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인하여 만물이 타락하게 되었으나, 하나님께서는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겠다는 원복음의 약속을 주셨다. 이로부터 구속의 역사가 시작되어 신약시대에 예수님께서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셨다. 예수님께서 이루신 하나님의 나라는 종말론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예수님의 초림을 통하여 시간과 공간 안에 시작되었고, 재림을 통하여 궁극적인 완성에 이르게 되는 동시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하나님의 시각에서 보자면 이미 온전히 완성된 상태이다. 이를 신학적 개념으로는 ‘이미와 아직 사이’라고 표현한다. 즉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이미 우주 만물 가운데 시작되어 종말론적인 회복의 과정을 시작하였으며, 장차 하나님의 역사하심 가운데 반드시 완성될 것이기에 또한 이미 완성된 것이다.

그렇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우리들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이 땅을 살아가야 한다.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고대하며 죽음 이후 경험하게 될 천국을 사모해야 마땅하다. 이미 시작되었고 또한 완성되었다고 약속된 그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이 땅에서 살아내며 그 나라를 확장하고 완성하기 위해 삶의 현장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2. 이사야 11장에 나타난 성삼위 하나님의 회복 역사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나라 회복과 완성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성경 66권 전체가 이에 대하여 대답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이사야 11장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회복 예언에 대하여 살피고자 한다. 이사야서는 ‘성경의 축소판’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성경 전체에 나타난 주요한 주제들을 설명하는 책인데, 특별히 이사야 11장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를 정확하게 묘사해내고 있다.

이사야서가 그려내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은 11장 6~9절에 잘 나타난다. 하나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인데(9절),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눕고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6절), 암소와 곰이 함께 먹고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고(7절),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고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는다는 것이다(8절).

6~8절이 그려내는 이 아름다운 묘사는 에덴동산의 회복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는 우주 만물을 하나님의 나라로 창조하신 후, 에덴동산을 창설하시고 아담과 하와를 그곳에 두셔서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실현해 가도록 하셨다. 거기에는 분쟁이나 다툼이나 위협이 없었고 하나님의 평화가 가득하였다. 선악과 금지 명령에 인간이 순종해야 한다는 조건이 존재하였지만,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지으시고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던 기초적인 의미의 평화가 에덴에 풍성히 넘치고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에 도달하지 못하고 죄로 인하여 오염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사야 선지자는 11장 6~9절의 예언을 통하여 이 에덴동산이 회복될 것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9절에서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하게 될 것이라 선포하는데, 여기서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란 단순한 지적 지식 정도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 회복을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되는 체험적 지식을 뜻한다. 이사야 11장 6~9절은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인 회복과 완성을 뚜렷이 예언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회복은 어떻게 가능하게 되는 것일까? 그 방법이 이사야 11장 1~5절에 기록되어 있다. 1~5절에 나타난 예언의 기본적인 주제가 1절에 설명되어 있는데, 바로 ‘이새의 줄기에서 나오는 한 싹’이다. 이새의 줄기란 다윗 가문을 뜻하는 말이므로, 이 ‘싹’은 다윗 왕권의 후예로 이 땅에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이는 이사야서 전체가 예언하고 있는 바 ‘거룩한 씨’(사 6:13), ‘임마누엘 아기’(사 7:14), 다윗의 왕좌에 태어날 ‘한 아기’(사 9:6~7), 고난받아 죽임당하실 ‘여호와의 종’(사 53:1~6) 등의 표현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본문 11장 1절(하)~3절은 이 ‘싹’에 대한 설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싹 위에 임하실 ‘여호와의 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제시한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싹’에게 ‘여호와의 영’이 임하시는데, 그 여호와의 영이 싹에게 ‘구원자의 능력’을 부어주신다는 것이다. 여호와의 영이 싹에게 공급해주시는 요소들은 바로 지혜와 총명, 모략과 재능,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함이다(2절). 여호와의 영이 싹에서 이런 능력들을 부어주신 결과로, ‘싹’은 여호와 경외하기를 즐거워하게 되고(3절), 자신에게 보이고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않고 오히려 ‘공의’와 ‘정직’으로 세상을 다스리게 된다(4~5절). 공의와 정직이란 이사야 선지자가 이사야서 전체를 통하여 노래하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 원리에 대한 표현인데, ‘공의와 정의’로 표현되기도 한다.

1~5절의 예언을 종합하여 정리하면, 하나님께서 보내신 여호와의 영이 싹에게 지혜, 총명, 모략, 재능, 지식, 여호와 경외함을 부어주신다. 싹이 여호와의 영이 주시는 이러한 능력으로 충만하게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온전히 회복하게 되며, 공의와 정직을 이루고, 에덴동산을 다시 회복하여, 여호와를 아는 지식을 세상에 충만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본문의 그림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대한 예언임이 분명하다. 하나님께서 여호와의 영을 싹에서 부으신다는 것은, 첫째로는 성부 하나님께서 성령을 성자 예수님께 부으셔서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사 공생애 및 십자가 죽음과 부활 사역을 이루게 하신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성령을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 공동체,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 된 교회에 부어주사 예수님께서 맡기신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이루어가게 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모든 내용들은 성부 성자 성령, 다시 말해 성삼위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보여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 회복되는 하나님의 나라는 공의와 정직이 충만하고, 하나님의 평화가 가득하며, 상함도 없고 해됨도 없으며, 여호와를 아는 참된 지식으로 충만하다.

이어지는 10~16절을 읽어보면, ‘싹’은 ‘만민을 향한 기치’로 세움받게 되고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온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사야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온 열방이 돌아오게 될 것을 예언한 것이다. 이사야 24~27장과 이사야 65~66장을 읽어보면, 온 우주 만물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 새롭게 될 것이 또한 예언되어 있다. 즉 이사야서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성삼위 하나님의 구속역사로 인하여 회복되며, ‘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의 몸 된 교회를 통해 그 나라의 회복을 완성해 나가실 것인데, 평화와 공의가 그 나라에 충만하며 온 피조세계가 그분의 통치 아래로 회복될 것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3. 실천적 함의

우리는 이러한 이사야서의 회복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야 하며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두 가지 실천적 함의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이러한 회복은 ‘싹’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여호와의 영’ 곧 성령님의 능력주심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하나님 나라의 회복이란 사람의 일이 아닌 ‘성삼위 하나님의 크신 역사’라는 사실을 믿고 붙들어야 한다. 하나님 중심, 예수님 중심이 되어, 성령의 능력에 붙들릴 때에 이 회복의 역사가 가능함을 기억하며, 이 일을 이루시는 성삼위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해야 한다.

둘째, 성삼위 하나님께서 이 회복의 역사를 이루시는 과정에 교회를 부르셔서 섬기게 하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교회 안에,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지역사회와 나라 가운데, 복음을 전하며 섬겨야 할 열방 가운데 하나님의 통치 원리인 공의와 정직이 이루어지고, 하나님의 샬롬이 충만히 넘쳐나게 되도록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성삼위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로 교회가 회복되고, 총회가 회복되고, 환경이 회복되고, 한반도가 회복되고, 열방이 회복되고, 가장 본질적으로는 그리스도인 각 개인의 삶이 회복되어, 온 세상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나라로 회복되도록 힘써 나가야 한다.

이것이 이사야 선지자가 11장의 예언을 통하여 꿈꾸는 바이며, 이 예언을 허락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 사용하시기 원하시는 회복의 사명이다.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교회를 통해 온 땅에 충만하게 될 때까지 이 부르심에 순종하며 노력해 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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