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삼 목사(충현교회)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 (눅 2:52)

한규삼 목사(충현교회)
한규삼 목사(충현교회)

2020년 새해를 맞이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듬뿍 누리시기를 소망합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특별한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은 우리가 한 번도 살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입니다. 우리는 늘 새로운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새롭게 맞이하는 시간을 살아가면서 성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장’과 ‘성숙’입니다. 특별히 영적인 분야에 있어서 성장과 성숙은 나이와 관계없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생명이 있고 영혼이 살아있으면 성장하고 성숙하며 성화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영혼의 생명은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성숙을 바라게 되어 있습니다. 성화를 원하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 2장 40~52절은 예수님이 성장하는 모습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 말씀에서 두 번에 걸쳐 예수님의 성장에 대해 요약하고 있습니다. 40절에는 “아기가 자라며”, 52절에는 “키가 자라며”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두 개의 ‘자란다’라는 말의 헬라어 원문을 보면 서로 다른 단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이 두 개의 다른 단어를 통해서 예수님의 성장에 관한 본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성장에 관한 본질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지혜와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40절에서 아기 예수가 자라가면서 강해진다고 말씀하는데, 이것은 육신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자란다’의 의미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 나라가 커지는 것처럼 자란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의 성장을 비유로 가르치신 말씀에서 그 의미가 분명해집니다.(막 4:27~28) 천국은 씨가 자라는 것처럼 커진다고 합니다. 천국은 어느 날 보면 커져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분명히 커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커지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싹이 나며 이삭이 맺히고 충실한 곡식이 됩니다. 이렇게 하나님 나라가 커가는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세한 이유와 원리를 우리가 다 알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알 수 있는 건 단 하나뿐입니다. 스스로 한 것이 아닙니다. 그럼 누가 하셨습니까?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우리가 자라는 모양은 알 수 있어도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정확한 것은 하나님이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천국의 모습이고, 생명의 모습입니다. 이것은 종합적인 성장을 말합니다. 그래서 아이들만 자라는 것이 아니고 성인들도 자라야 합니다. “나는 이제 다 컸어”라고 생각하며 성장의 마음이 없는 것은 늙었다는 겁니다. 반대로 내가 계속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늙은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성장처럼 우리가 성장과 성숙을 바랄 때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1년간 우리의 성장과 성숙을 바라며 살다가 내년 이 맘 때에는 “내가 성장했습니다. 성숙했습니다. 성화됐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두 번째, 52절에 쓰인 ‘자라다’는 말은 ‘발전하다’, ‘진보하다(progress)’의 의미입니다. 이 단어는 바울이 디모데에게 목회자로서 영적으로 발전을 이루라고 권면할 때에도 사용하였습니다. 디모데전서 4장 15절에 보면,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성숙’이 바로 이 단어입니다. 전심전력하면 진보와 발전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성장의 모습이 외적 성장만이 아닌 내적인 성숙과 성화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세 가지 측면에서 성장, 성숙, 성화될 수 있습니다. 지혜, 키, 사랑스러워지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영역에서 진보와 발전을 이루라는 뜻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지혜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지혜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지혜가 어느 정도인지 예수님의 일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12살 된 해에 부모와 함께 예루살렘에 갔습니다. 부모님은 유월절을 지내고 돌아오다가 하루가 지나서야 예수님이 없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수님을 찾으러 다시 예루살렘에 돌아갔는데 며칠을 헤매다가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예수님이 성전에서 선생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47절을 보면 예수님의 대답을 듣고 모든 사람이 놀랍게 여겼습니다. 예수님의 지혜가 아주 탁월했는데 도대체 무슨 대답을 하셨을까요?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에 예수님이 가장 지혜롭게 대답하신 때가 언제인지 생각해 봅시다.

바리새인과 서기관과 권세 잡은 자들이 예수님을 붙잡으려고 공격적으로 질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가장 지혜롭게 대답하신 때는 세금 문제를 갖고 달려든 때입니다. 당시 예수님은 이렇게 답해도 안 되고, 저렇게 답해도 안 될 상황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동전에 로마 황제 가이사의 상이 있는 것을 보이면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고 합니다. 이것은 사람의 지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입니다. 그 때 “대답한다”라는 말이 12살 때 성전에서 “대답한다”는 말과 일치합니다. 정확히 무슨 대답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류의 지혜로운 대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지혜 덩어리이십니다. 우리가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처럼 자라갈 때 지혜가 자라기를 주 안에서 축원합니다. 다음으로 예수님의 키가 자란다는 말은 무슨 의미입니까? 이 말은 상징적인 의미로 생각하면 됩니다. 키가 큰 사람의 장점 중에 시야가 넓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가 발전이 있고, 성장이 있고, 성숙이 있을 때 작은 시야를 갖고 있다가 넓은 시야로 커지게 됩니다. 특히 베드로후서 3장 18절에 “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라 영광이 이제와 영원한 날까지 그에게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을 붙잡아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꼭 붙들어야 할 신령한 지혜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사랑스러움에서 자랐습니다. 진정한 성장과 성숙은 더 사랑스러워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성장과 성숙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런 상상을 합니다. 좀 더 커져 있는 것, 좀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 좀 더 안정된 상태들을 성장 혹은 성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주신 말씀에서 진정한 성장과 성숙은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랑스러워지는 것이 더 커지고 더 높아지고 더 안정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주의할 것은 ‘하나님 앞에’와 ‘사람 앞에서’ 사랑스러워지는 것입니다. 사람 앞에서만 사랑스러워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 사랑스러워지면, 사람 앞에서도 사랑스러워지게 됩니다. 적어도 세상의 바른 사람들은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사랑스러워지는 방법입니다. 예수님의 성장을 보면 하나님이 예수님에게 사랑을 계속 부어 주십니다. 계속해서 사랑을 부어 주시니까 예수님이 사랑스러워집니다. 우리가 정말 사랑스러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하나님이 우리를 예쁘게 봐 주셔야 합니다. 여기에서 사랑스럽게 본다는 것은 하나님이 좋은 마음으로 보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호의로 봐 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안에 하나님이 좋게 봐 주실 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좋게 봐 주시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좋게 봐 주시니까 우리 안에 좋은 것들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계속 더 좋게 우리를 봐 주실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하셨다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자녀들을 부모 입장에서 보면 예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하나님의 자녀를 보면 예쁩니다.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이 사랑스러운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선택하셨으니 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만 선택하고 살겠다.” 이런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사랑 받는 길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계속해서 우리를 사랑하는 자로 더욱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를 변화시켜 주십니다.

누가복음 2장 40~52절 말씀에 기록된 예수님을 통해 성장과 성숙에 대한 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2020년 한 해, 이 원리를 갖고 살면 좋겠습니다. 이 원리 붙들고 1년 뒤에는 하나님이 더욱더 사랑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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