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사고를 치거나 교회 내 사건이 발생하면 한국교회를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나옵니다. 그럴 때마다 그리스도인들은 난처해하며 이렇게 항변했을 겁니다.

“대다수의 교회나 목회자는 그렇지 않아요. 일부의 문제입니다.”

얼마 전만해도 필자 또한 그랬습니다. 정말 좋은 교회 좋은 목사님들 많은데, 언론의 관심을 받는 일부 대형교회나 일부 목회자의 잘못이 한국교회 전체를 지탄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요. 그러면서 한국교회 전체를 매도하는 행위에 맞섰습니다. 이런 게 기독언론의 역할 중에 하나라고도 생각했죠.

하지만 2019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한국교회를 돌아보면 더 이상 일부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다수 혹은 모두의 문제가 된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지금도 한국교회가 비판받는 것을 일부의 책임이라고 몰고 갈 수 있을까요. 이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그리스도인다움을 상실했습니다.

지난 1년간의 본지를 살펴보십시오. 목회자나 평신도나 모두 진리를 찾기보단 돈과 명예를 밝히며 좇고 있지 않습니까. 엄연히 존재하는 총회헌법은 무용지물이 되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불법이 판치고 있지 않습니까. 목회자와 평신도의 갈등이 빈번한데, 화해는 뒷전이고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가장 큰 죄는 신앙의 변질입니다. 정치놀음에 빠져 신앙마저 내팽개치고 목회자의 탈을 쓴 선동가를 맹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급기야 이단옹호자를 옹호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2020년을 앞둔 한국교회의 민낯입니다. 일부에게 핑계를 돌릴 것도 없습니다. 한국교회를 날선 비판의 장으로 끌어들인 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 모두입니다.

연말연시 지면에 보통 따뜻한 이야기를 건넨다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무너질 위기에 봉착한 한국교회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나야 할 시점입니다. 교회다움을 잃은 죄, 목회자답지 못한 죄, 성도답지 못한 죄를 철저히 회개하고 회심할 때입니다. 이 와중에 제2의 부흥을 꿈꾼다고요. 아니요. 철저한 회개와 회심 없이 한국교회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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