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회 총회에서 임원선거와 관련하여 ‘러닝메이트 제도’를 연구하도록 허락했다. 러닝메이트제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예로 든다면 미국의 부통령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 출마자의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해 선거인단의 선거로 동시에 선출된다. 이것이 바로 러닝메이트제다.

그러니까 우리도 총회임원 선거에서 후보들이 연대해서 출마하는 것이다. 총대들은 그렇게 꾸러미가 된, 즉 ‘패키지’ 후보군을 선택하는 것이다. 상품으로 치면 소비자가 꾸러미 전체를 사는 것과 같다. 그 꾸러미에 불량품이 있으면 꾸러미 전체를 거부할 수 있으니 공급하는 사람은 꾸러미 전체를 알차게 꾸밀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패키지’된 상품은 모두 팔리든지 아니면 모두 거절당하든지 둘 중 하나의 결말에 이르게 된다. 여행에도 패키지 상품이 있다. 전체 일정이 마음에 들면 그것을 선택하지만, 어느 한 구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결국 그것은 선택받기 힘든 것이다.

이 제도는 정치적 판단보다 그 효율성과 장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행의 어려움이 있어 보여도 새로운 도전이 없인 발전과 진보도 없는 법이다. 러닝메이트 제도는 2016년 공청회에서 다루기도 했던 중요한 것이다. 논의가 이어왔지만 여전히 이해 당사자들 간에 셈법이 다르니, 좋기는 해도 현실적인 문제를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러닝메이트 제도를 잘 운용하면 건전하고 효율적인 총회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고 또 획기적인 발전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선 이 제도는 무엇보다 건강한 후보군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출마자들이 서로 묶일 수밖에 없으니 상호간에 그 인물됨에 대한 분석을 하며 이미 걸러진 후보군이 등장할 것이다. 그와의 동반 출마가 당선 가능성을 높일지 아니면 그 반대일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동으로 작업한 선거공약은 교단을 위한 비전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렇게 당선된다면 팀워크를 발휘하면서 효율적인 총회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또 러닝메이트 제도는 “오죽하면 제비뽑기를 했을까” 싶은 선거제들의 부정적인 문제도 극복하기 쉬워질 것이다. ‘돈 선거’라는 전근대적인 문제를 여전히 극복 못한 우리 교단의 선거판을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제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이 제도가 우리 교단에 실험적으로라도 도입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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