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일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한국교회의 예수 탄생 분위기는 조용하다. 개 교회별로 성탄축하 음악회와 지역주민을 위한 쌀 나누기나 김장김치 전달 등의 소식은 들려오지만 한국교회의 ‘선한 사마리아인’ 뉴스는 좀처럼 접하기가 힘들다.

한국교회는 수년째 설 자리 없이 표류만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명성교회의 부자세습 문제로 온통 진을 빼고 있는데 최근 전광훈 목사의 막말 행보가 또다시 구설수에 올라 매우 곤혹스럽다. 한국교회가 아무리 선한 일을 해도 이와 같은 부정적인 사건에 함몰되면 이미지 쇄신은 어렵다. 거기다가 사회가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일부 한국교회를 지목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염려되는 것은 한국교회도 내부적으로 갈등요소를 상당히 안고 있다는 점이다. ‘가나안’ 성도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비기독교인이 한국교회를 ‘개독교’라 부르는 이유도 잘 살펴봐야 한다. 일반 사회에서 주장하는 한국교회와 관련된 일들을 진지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얘기를 막무가내로 폄훼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절대 안된다. 근본적인 이유를 따져보고 반성할 것이 있으면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 겸허한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목회자 세습이나 정치적 막말 행보도 결국 보이지 않지만 한국교회의 분열을 배태(胚胎)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한국교회 내부에서 이런 사건들을 두고 ‘창피하다’는 의견들이 상당히 높다. 다시 말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한다는 것이다. 젊은 기독교인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

중요한 것은 나와 반대의 생각을 지녔다고 저주를 하며 몰아붙이고, 심지어 하나님의 뜻이라며 말씀을 아전인수(我田引水)로 인용하여 정당화를 꾀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펴서도 안된다.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현재 한국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래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목적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이념이나 세대의 갈등을 해소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남을 돕는 사랑의 손길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수사(修辭)를 써가며 편을 나누기 보다는 분쟁을 화해의 메신저로 바꾸는 따뜻한 성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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