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특집] “불에 탄 예배당 그대로 둘 수 없다” 진심어린 지원에 다시 꿈꾼다
[성탄특집] “불에 탄 예배당 그대로 둘 수 없다” 진심어린 지원에 다시 꿈꾼다
총회와 전국 교회서 보낸 구호헌금 종자돈으로 재기 … 재난지역 주민들, 교회 의지 삼아 복음의 문도 열려
  • 박민균 기자
  • 승인 2019.12.1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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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탄특집]  강원도 재난지역 교회들의 성탄절

저 멀리 울산바위와 설악산에 흰 눈이 가득했다. 그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고 있을 때, 헐벗은 나무들이 불쑥 다가왔다. 강원도 고성군 원암리로 들어서는 길, 낙엽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표피까지 벗겨져 허연 속살을 드러낸 나무군락이 나타났다.

“산불이 4월에 났잖아요. 봄기운을 받은 나무들이 막 물을 끌어올릴 때라. 그 뜨거운 불에 타다가 물기가 있어서 속까지 안 탄거지. 새까맣게 탄 껍질이 벗겨져 저리 된다.” 고성 토박이라는 최준집 집사는 무심히 말했다. 원암리는 120가구가 거주하고 있었다. 지난 4월 산불재난에 87가구가 집을 잃었다. 최 집사의 집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성탄절을 앞두고 최악의 산불이 일어난 강원도 고성과 속초 지역을 다시 찾았다. 재난이 발생한 4월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후 주민들이 임시주택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던 6월에 이어 4번째 방문이었다. 까맣게 타서 허연 속살을 드러낸 참혹한 나무들처럼, 재난의 상처는 가시지 않았다. 집을 잃은 주민들 역시 7평(24㎡) 임시주택에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여기에서 혹독한 강원도 겨울추위를 이겨낼 수 있을까?’ 이제 겨울로 들어섰을 뿐인데, 임시주택은 싸늘했다. 걱정하는 기자에게 설악산교회 유광신 목사는 “아직 괜찮다. 웃풍이 있지만 바닥은 따뜻하다. 한겨울이 오기 전에 수련원 숙소 건축을 마무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로 전소한 설악산교회가 전국 교회의 도움으로 새 수양관과 예배당 건축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 있는 이광수 대표와 유광신 목사, 최준집 집사(오른쪽부터)가 총회와 전국 교회에 성탄인사를 전하고 있다.
산불로 전소한 설악산교회가 전국 교회의 도움으로 새 수양관과 예배당 건축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 있는 이광수 대표와 유광신 목사, 최준집 집사(오른쪽부터)가 총회와 전국 교회에 성탄인사를 전하고 있다.

설악산교회는 산불로 예배당과 수련원으로 사용하던 2층 건물이 전소했다. 안전진단 결과, 철골기둥을 보강해서 1층으로만 건축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설악산교회는 11월 12일 수련원 숙소동 건축을 시작했다. 현재 골조보강 및 단열 공사를 마치고 외벽 공사가 한창이다.

건영건설 대표 이광수 장로(화전벌말교회)가 직접 현장에 내려와 공사를 독려하고 있었다. 건영건설은 경기도 일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피해 입은 집이 너무 많아서 지역의 건설업체들은 설악산교회 건축에 나서지 않았다. 이광수 장로가 긴급한 요청을 받고 공사를 맡았다. 이경석 목사와 유광신 목사는 “불에 탄 예배당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총회와 전국 교회에서 보내준 구호헌금을 종자돈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나중에 한국전력에서 나올 보상금으로 건축비를 충당하기로 하고 이 장로님이 공사를 맡아주셨다”고 말했다.

최준집 집사는 속초시의회 3~4대 의원과 의장까지 역임하며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최 집사는 산불재난 이후 설악산교회에 대한 애정도 높아졌다. “우리 목사님이 동네 할머니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 산불이 난 후 동네 노인들이 마을회관에 모여서 지냈는데, 목사님이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위로하고 먹을거리든 뭐든 마을회관으로 보내기 바빴다.”

유광신 목사는 재난을 당해서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수년 동안 마음 문을 열지 않았던 주민들이 목사를 반갑게 맞아주고 함께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유 목사는 무엇보다 재난을 당한 지역의 교회와 주민들을 잊지 않고 지원해 준 총회와 전국 교회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여러 교회와 성도님들 덕분에 설악산교회를 다시 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설악산교회는 지역을 더욱 섬기며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북한선교를 위한 비전도 갖게 됐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탈북자를 위한 사역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총회와 모든 교회에 감사드리며, 기쁜 성탄절 맞이하길 기도합니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용촌리도 지역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재난을 당한 주민들을 성심껏 돌본 용촌교회 이상용 목사도 성탄인사를 전했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용촌리도 지역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재난을 당한 주민들을 성심껏 돌본 용촌교회 이상용 목사도 성탄인사를 전했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용촌리로 이동했다. 40채가 넘는 임시주택들이 용촌리의 피해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6월 방문했을 때 용촌리는 폭격을 맞은 듯 전소되고 반파한 집들이 엉겨 있었다. 피해 가옥들은 모두 철거되고 곳곳에서 주택 건축이 한창이다.

예배당 1층 일부가 불에 탔던 용촌교회는 내부공사를 마치고 말끔해져 있었다. 지붕의 십자가도 교체해서 세웠고, 2층 예배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리프트도 설치했다. 가장 큰 변화는 지역 주민들이다. 이상용 목사는 “재난 이후 예수를 믿지 않던 5가정이 새로 출석했다. 교회에 다니다가 나가지 않던 2가정이 용촌교회에 등록했다. 그동안 마을과 주민들을 위해서 기도했는데 응답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촌리 주민들은 이상용 목사가 얼마나 헌신했는지 알고 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이 공무원연수원에서 낙심하고 있을 때, 매일 찾아와서 위로와 상담을 해주었다. 각지에서 들어오는 구호품을 나눠주며 기도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 사랑에 주민들은 교회에 관심을 갖고 복음을 궁금하게 여기며 용촌교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상용 목사는 산불재난 이후 마을에 공동체 의식이 살아나고 있다며 기뻐했다. 복음 안에서 지역 공동체를 살리고 싶은 이 목사의 기도에 또 응답하신 것이다.

“총회와 전국 교회에서 재난을 입은 성도들의 가정에 구호헌금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새로 교회에 등록한 성도들 중에도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에게도 계속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다가오는 성탄절, 모든 교회와 성도의 가정 위에 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가득하길 기도하겠습니다.”


“다시 사역할 힘을 주세요”

태풍 피해 큰 옥광교회 … 예배당 보수 힘겨워

강원도 재난지역 교회들의 성탄절


강원도는 올해 불과 물로 인한 재해를 연이어 겪었다. 4월 산불재난에 이어 10월에 태풍 미탁으로 인한 수해를 입었다. 하지만 산불재난이 워낙 심각한 탓에 수해를 입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옥광교회도 태풍 미탁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틀 동안 내린 폭우로 예배당과 사택에 물이 들이치고, 교회 뒷산이 무너져 예배당 진입로가 막히는 피해를 입었다. 강동노회 소속 교회와 목회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뿐이다.

옥광교회는 태풍 미탁으로 수해(사진 왼쪽)를 입었지만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옥광교회는 태풍 미탁으로 수해(사진 왼쪽)를 입었지만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옥광교회는 영월군 김삿갓면 모운동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700미터 고지에서, 폐광촌을 바라보고 56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탄광업이 번창하던 때 주민은 1만명이 넘었고, 옥광교회는 어린이와 청년만 350명이 출석했다. 폐광 이후 현재 25가구가 살고 있다. 옥광교회는 노인 성도 9명이 출석하고 있다.

옥광교회 문현진 목사(맨 오른쪽)와 성도들이 성탄인사를 전하고 있다.
옥광교회 문현진 목사(맨 오른쪽)와 성도들이 성탄인사를 전하고 있다.

문현진 목사는 2018년 12월 옥광교회에 부임했다. 부임 이후 문 목사는 직접 톱과 망치를 들고 무너져가는 예배당을 보수했다. 교회에 가고 싶은데 다리가 아프다는 할머니를 업고 예배당 계단을 올랐다. 하지만 태풍 미탁의 피해는 문 목사 홀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피해를 입은 지 2개월이 지나서야 무너져 내린 토사를 치우고 임시로 축대를 쌓을 수 있었다. 어려운 살림에서 모아놓은 용돈 100만원을 헌금한 할머니 등 성도들의 헌신으로 공사를 할 수 있었다.

심각한 것은 예배당이다. 지반이 불안정해 예배당 뒤편이 내려앉고 있으며, 예배실 마룻바닥은 부식해서 꺼지고, 천정도 창틀도 성하지 않다. 예배당 보수공사 비용만 최소 7000만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문현진 목사는 안전문제로 내년 4월에 공사를 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저는 옥광교회가 산 속의 옹달샘처럼 누구나 와서 쉼을 얻고 갈증을 해소하고 힘을 얻길 소망합니다. 다시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힘을 얻고, 현장에서 힘껏 사역할 힘을 얻는 옹달샘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옥광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010-7410-0091, (농협)356-1126-0883-73 (예금주:문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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