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재산권 매뉴얼 표준안’ 만든다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 표준안’ 만든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12.0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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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MA, 선교 사역 이양 둘러싼 잡음 줄일 맞춤형 가이드라인 제작 나서
KWMA가 주최한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 표준안 제작과 관련해 발제자들과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토론에서는 재산권 이양에 있어 선교사들의 형편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KWMA가 주최한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 표준안 제작과 관련해 발제자들과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토론에서는 재산권 이양에 있어 선교사들의 형편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 표준안을 만든다.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이 없는 KWMA 회원 선교단체들이 표준안을 바탕으로 각 단체의 상황에 맞는 매뉴얼을 만들도록 돕는다는 생각이다.

현재 한국선교계는 1세대 선교사들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KWMA에 따르면 2015년 은퇴 선교사 수가 300명이 넘었고,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의 연령별 통계를 바탕으로 향후 은퇴 추이를 예상하면, 2020년에는 은퇴 선교사가 1000명이 넘고, 앞으로 10년 안에 3000명의 선교사가 은퇴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선교사가 은퇴한다.

선교사의 은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진행된 선교 사역이 다음 선교사에게, 또는 현지 교회에 제대로 인수인계가 되느냐다. 여기에는 사역뿐 아니라 재산권 이양도 포함된다. 선교 사역의 터가 됐던 땅과 건물 등의 선교지 재산이 다음세대에 어떻게 전달되고, 활용되느냐는 선교 사역 이양의 중요한 요소다.

문제는 곳곳에서 선교지 재산권 이양과 관련해 잡음이 많다는 데 있다. 선교사 간, 선교사와 파송교회, 선교사와 선교단체, 선교사와 현지 교회 간 갈등이 적지 않고, 이는 선교 현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단체가 선교지 재산권에 대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KWMA는 최근 18개 회원 단체들을 대상으로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이중 8개(44%) 단체가 자체적인 재정 매뉴얼이 없다고 답했다. KWMA는 “설문에 응한 단체들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단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적으로 훨씬 높은 비율의 선교회들이 재정 매뉴얼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 단체들은 또 KWMA가 표준 재정 매뉴얼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77%(14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체 선교사와 선교단체들이 함께 공감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KWMA는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논의와 함께 별도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표준안을 만들고 있다. 또, 지난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도 이 안건을 중요하게 다루고 회원 단체와 선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포럼에서는 선교사들의 재산권 포기가 실제적으로 어려운 이유들을 진단하기도 했다. 김휴성 KWMA 총무는 1세대 선교사들의 경우 사역 초기에 재정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것이 선교사들이 재산권을 포기하기 힘든 이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역비와 생활비의 구분 없이 자신의 생활비까지 모두 선교에 드리는 일이 빈번했던 1세대 선교사들의 경우 자신이 일군 선교센터를 포기하라는 말은 자신의 평생을 바친 인생을 포기하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선교 사역의 연속성을 이어갈 후배 선교사가 없거나 현지 지도력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 역시 재산권을 포기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며, “인수인계나 재산권 포기에 관한 논의에 앞서 과연 다음 선교사역 주자가 준비되어 있는가를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무는 이외에도 선교사의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점과 소수지만 선교사들의 개인적 사욕도 건강한 재정 매뉴얼을 수립하는데 장애물이 된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대다수 선교단체의 멤버케어가 체계적으로 은퇴를 보장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선교 초기에 구입한 땅과 건물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전적 가치가 올라갈 경우 재산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포럼에서는 선교지 재산을 선교단체나 선교사 개인의 소유로 봐서는 안 되며, 은퇴하는 선교사들의 그간의 공헌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종국 선교사(KPM)는 “선교지 재산은 선교단체의 소유가 아니라, 선교지를 위한 재산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동건 선교사(GP한국선교회 대표)는 GP선교회 규정을 소개하고 “기본적으로 선교지 재산권이 선교회에 있지만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선교사 개인의 재산이 포함된 경우, 선교사 은퇴 전후에 본인이 원하고 환금이 가능하다면 선교사의 기여도에 따라 일정 부분을 보상해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선교지 재산권 문제와 관련해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선교지 해당 재산이 모두 선교비로 취득된 경우라 하더라도 선교사 은퇴 이후 생활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해당 자산을 변경하거나 또는 변경할 수 있게 되면 일부를 은퇴 이후 생활자금으로 지원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WMA는 선교지 재산권 매뉴얼 표준안을 내년 1월 정기총회 때 발표할 예정이다. 조용중 KWMA 사무총장은 “재산권 매뉴얼이 없는 단체들이 많고, 자체적으로 매뉴얼을 만드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단체들도 있었다”며 “모든 단체가 KWMA가 만든 매뉴얼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이 없는 단체들이 각 단체의 사정에 맞게 재산권 매뉴얼을 만들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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