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의 대학로 편지] 롤라드 이야기 아시나요
[김관영의 대학로 편지] 롤라드 이야기 아시나요
(문화행동 아트리 대표)
  • 박용미 기자
  • 승인 2019.12.03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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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2월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습니다. 올 한 해 부족하고 빈약한 이 칼럼을 관용의 마음으로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난 칼럼에 소개드렸던 GNC(Good News Contents) 포럼에 많이 와 주시고 뜨겁게 호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뮤지컬 <더 북(THE BOOK);성경이 된 사람들>(이하 <더 북>)도 놀라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12월 21일까지 공연되지만, 11월 28일에 모든 표가 매진되었습니다.

총 1만5476석(73회 공연) 가운데 1만4536석이 예약되어, 무려 94%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우리 가운데 행하신 우리 주님을 찬양하고, 그 사랑의 통로 되어 주신 한국교회에 감사드립니다.

연말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lt;더 북;성경이 된 사람들&gt;의 한 장면.
연말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lt;더 북;성경이 된 사람들&gt;의 한 장면.

뮤지컬 <더 북>의 성공요인이 뭐라 생각하느냐고 많이 물으시는데, 저는 ‘롤라드’의 발견이라고 단언드릴 수 있습니다. 성경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 Bible은 본래 헬라어로 책을 뜻하는 ‘비블리온’이라는 단어에서 온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전부터 ‘그 책’은 성경뿐이었던 것이죠. 그 본래적 의미를 살리는 의미에서, 제목을 뮤지컬 <더 북(THE BOOK)>이라고 했는데, 이번엔 ‘성경이 된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달아 이 작품의 소재가 롤라드임을 표현했습니다.

미국에서 롤라드 공동체를 운영하셨던 이현수 목사님을 통해 롤라드에 관해 들었습니다. 성경을 자국어로 번역하거나 번역된 성경을 전하는 행위를 반역으로 간주해 화형에 처하던 14~15세기 이야기입니다. 지역의 경계선마다 경찰교육을 받은 소위 감찰사제들을 세워 행인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번역된 성경이 나오면 즉결심판에 붙여 처형했던 시절입니다. 그 핍박 속에서도 어떻게든 성경을 전하기 위해 자신들의 이름을 성경 66권의 이름으로 바꾸고 그 성경 전체를 외워서 광장에서 외쳤던 이들이 바로 롤라드였습니다.

그들은 광장에 모이기 전 자신들이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미리 종이와 펜을 준비할 것을 부탁했고, “여기 롤라드다”라고 외치면 사람들이 우루루 모여 ‘인의 장막’을 쳐 주었답니다. 롤라드의 수장이 “창세기”하고 외치면, 창세기라는 이름을 받은 롤라드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를 시작으로 성경을 줄줄줄 외우기 시작했고, 준비된 이들로 하여금 받아 적게 함으로, 그 광장에서 수백 권의 자국어로 번역된 창세기가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그렇게 생명으로 성경을 전했던 이들, 아예 성경이 된 사람들이 바로 롤라드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간단히만 말씀 드려도 가슴이 뜨거워지시죠? 그러니 저희가 어떻게 이 롤라드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작품을 만드는 과정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그 당시 로마 가톨릭이 롤라드와 함께 롤라드에 대한 기록마저 불태워 버려서, 그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이었습니다. 그나마 영국 노리치 지역에 남아있던 종교재판기록을 모티프로 삼아 극본을 구성할 수 있었죠.

관객들께서 남겨 주신 후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뮤지컬 <더 북>은 한국교회가 낳은 <레 미제라블>이다”입니다. 세속작품 중에서 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기억에 남네요.

매년 12월 둘째주일을 성서주일로 지켜온 한국교회의 전통은 참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하는데, 정작 많은 목회자님들은 성서주일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막연해 하십니다. 이제부터는 성서주일에 롤라드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성도들과 함께 오셔서 뮤지컬 <더 북>을 보시면 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주 안에서 늘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청담동 광야아트센터에서
관영이가 띄웁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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