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 연 주일학교로 매주일 활력 넘쳐
전도사역도 탄력, 믿음의 새 역사 쌓는다

예배당 앞마당에 놓인 옛 종은 상서교회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이다.
예배당 앞마당에 놓인 옛 종은 상서교회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이다.

“진짜 교회 같네요, 하하!”
어르신들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예전 같으면 주변에서 시끄럽게 뛰노는 아이들에게 불호령이 떨어졌겠지만, 시골교회에 어린애들 재잘거리는 소리가 듣기 힘들어진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얼마 만에 다시 문을 연 주일학교인가.

부안군 상서면 상서교회(최용배 목사)에서 최근 벌어지는 풍경이다. 어르신들로만 가득 차있던 교회당에 아이들이 돌아왔다. 불과 몇 달 사이에 20여 명의 어린이가 출석하는 어린이주일학교가 만들어졌다. 덩달아 중고등부까지 다시 생겨나며 상서교회에는 매주일 활력이 감돈다.

주일만 바쁜 게 아니다. 아이들은 매일 방과 후가 되면 예배당에 모여든다. 교회에 와서는 영어 수학 예복습을 하고, 피아노를 배운다. 황인경 사모는 저녁 늦도록 아이들을 정성껏 돌보며 교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도록 애쓴다.

덕택에 한 동안 창고나 다름없이 방치되었던 교육관은 비로소 제 구실을 하게 됐다. 예배하러 교회를 찾아온 어른들은 본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교육관에 잠시 멈춰서, 아이들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이 자연스런 일상이 되어간다.

상서교회는 평양대부흥운동이 한창이던 1907년 설립된 용서리교회와, 한국전쟁 당시 옹진군에서 부안으로 이주한 피난민들이 1959년 개척한 상서교회가 1971년 4월 11일 부활주일에 하나로 합쳐 이룬 공동체이다.

부안 상서교회에 돌아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활기차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부안 상서교회에 돌아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활기차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112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미국선교사 위목사와의 만남, 한국전쟁 중 순교한 김정갑 장로의 순교사적, 기독교봉사회와의 소중한 동역, 두 교회의 합동에 결정적 역할을 한 김종호 목사와 합동 후에 이룬 예배당 건축 등 소중한 기억들을 숱하게 간직하고 있다.

특히 제17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박철홍 목사는 30년 5개월 동안 강단을 지키며, 상서교회가 상서면 일대는 물론 부안을 대표하는 교회로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예배당 앞마당을 오랜 기간 지켜온 백일홍나무 곁에는 옛 종탑에 걸려있던 종이 나란히 앉아 상서교회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교회 초창기 역사를 기록한 연혁 등 옛 문서들도 부분적으로 남아 지나온 세월을 반추하게 한다.

112년 역사를 간직한 부안 상서교회의 예배당 전경.
112년 역사를 간직한 부안 상서교회의 예배당 전경.

박철홍 목사의 뒤를 이어 올해 3월 상서교회에 부임한 최용배 목사는 이 소중한 역사 위에 다음세대 사역의 열매들을 새롭게 쌓아가는 중이다.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보살핀 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는 중이다.

올해 열린 전서노회 성경고사대회에 참가한 다섯 명의 주일학교 아이들이 뛰어난 실력으로 1등상을 포함해 각 분야 상위권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당사자들은 물론 온 교회가 큰 경사로 여기고 있다. 소문도 일대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상서교회의 전도사역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실제로 주일학교에 먼저 아이를 보내고, 뒤이어 부모가 교회에 등록하는 사례들이 나타나는 중이다. 최 목사는 모처럼 찾아온 상승세를 계속 살리기 위해 다니엘기도회 사역에 이어 ‘어성경’ 사역 등을 통해 기성세대들의 믿음을 확고히 세우는데도 힘을 기울인다.

상서교회 임직식을 통해 새롭게 세워진 일꾼들과 박철홍 원로목사원로(뒷줄 왼쪽 첫 번째), 그리고 위임식을 가진 최용배 목사(뒷줄 왼쪽 두 번째).
상서교회 임직식을 통해 새롭게 세워진 일꾼들과 박철홍 원로목사원로(뒷줄 왼쪽 첫 번째), 그리고 위임식을 가진 최용배 목사(뒷줄 왼쪽 두 번째).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상서교회는 11월 23일 박철홍 목사에 대한 원로목사 추대식, 최용배 목사의 위임식, 안수집사 권사 등 직원 6명의 임직식을 전서노회 동역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거행했다. 더 아름다운 공동체의 미래를 일으켜보자는 다짐들도 나누었다.

최용배 목사는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함께 세대 간 조화를 이루며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상서교회를 통해 더욱 위대한 일들을 행하실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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