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애인ㆍ이거두리 관련, 전주시 미래유산에 지정

전주시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방애인 선생의 옛 전주고아원 터(사진 아래)와, ‘이거두리 이야기길’로 이름 붙은 싸전다리 뚝방길의 모습.
전주시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방애인 선생의 옛 전주고아원 터(사진 아래)와, ‘이거두리 이야기길’로 이름 붙은 싸전다리 뚝방길의 모습.

전주서문교회 설립 초창기를 대표하는 인물들인 방애인과 이거두리의 관련 유적들이 전주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전주시미래유산보존위원회(위원장:김양원 부시장)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방애인 선생이 설립한 옛 고아원 터와, 이거두리가 전도하며 걸인들을 돌본 싸전다리 뚝방길 등 총 3건을 전주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주시는 미래유산 지정을 위한 시민공모를 올해 6월 19일부터 8월 30일까지 진행했는데, 이에 교회순례문화연구소(대표:이현우 목사)가 방애인 선생과 이거두리의 행적에 대한 내용들을 전주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해주도록 신청한 바 있다.

황해도 황주 출신인 방애인 선생은 1926년 전주 기전학교 교사로 부임하면서 전주서문교회와 전주YMCA를 중심으로 왕성한 구제활동을 펼치며 ‘조선 성자’라 불린 인물로서, 특히 1928년에는 전주서문교회당에서 이 지역 최초의 고아원인 ‘전주고아원’을 연 바 있다.

당시 전주고아원은 방애인 선생을 비롯한 전주서문교회 교우들과 여러 기독인들이 힘을 합쳐 운영했으며, 시민 모금을 통해 1932년에는 정식으로 고아원 건물을 건립하기도 했다. 전주시는 바로 이 고아원이 세워졌던 옛 터를 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전주시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방애인 선생의 옛 전주고아원 터.
전주시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방애인 선생의 옛 전주고아원 터.

본명이 이보한인 이거두리는 명문가에서 태어나 참봉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걸인과 기생 등 사회적으로 천대 받는 이들의 친구로 살았던 인물이다. 그가 양반에게 돈을 떼인 나무꾼의 돈을 대신 받아주었다거나, 기생들이 모금한 자금을 걸인들과 함께 비밀리에 독립운동가에게 전달했다는 일화 등이 지금까지 전해진다.

특히 전주천변에서 ‘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라는 가사의 찬송을 부르며 전도하거나 걸인들을 돌보던 그의 모습은 사람들로부터 ‘이거두리’라는 별명을 안겨주었다. 전주시는 이거두리가 거닐던 싸전다리와 주변 뚝방길을 ‘이거두리 이야기길’이라는 이름으로 미래유산에 지정했다.

전주시미래유산보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재상 목사(전주대학교회)는 “이번에 지정된 미래유산들은 단지 기독교근대문화유산으로만 아니라 전주시민과 함께 공유할 유산으로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라면서 “전주교회사가 담긴 여러 유산들의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과 나누는 일들이 더욱 활기차게 전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래유산 지정을 성사시킨 교회순례문화연구소는 방애인 선생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연구서적 출간 등 각종 기념사업을 계획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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