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문건 공개 … 내용 놓고 ‘갑론을박’
총장 “조속히 처리 … 신뢰 갖고 지켜봐 달라”

교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목회자 후보생과 리더들을 길러내는 총신대학교(총장:이재서 목사)가 때아닌 성희롱 발언 시비에 걸려 타격을 받고 있다.

총신대학교 총학생회(회장:조현수) 등은 11월 18일 ‘총신대학교 성희롱 사건 및 전수조사에 대한 학생자치회의 성명’을 발표하는 동시에, ‘2019년 총신대학교 교수 성차별 성희롱 발언 전문’이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지난 10월 4일 헤어롤 발언으로 현재 총신대법인이사회(이사장:정용덕 교수)에 의해 직위해제당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있는 모 교수의 발언은 물론, 추가적으로 4명의 교수들의 발언이 소개됐다.

성명을 발표한 조현수 학생회장은 “해당 교수들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되고 차제에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여겨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조 학생회장은 “해당 교수들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상처를 받았고 좋지 않은 감정을 느꼈다”면서 “학생들은 교수들이 성을 비하나 웃음소재로 삼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많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공식적인 수업 공간에서 모두가 공감 못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듣는 사람이 어떻게 느꼈는지가 성희롱의 중요한 구분이 되며 교수들의 발언은 성희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개혁과 화합,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달려왔던 이재서 총장의 총신대가 성희롱 발언 논쟁에 발목을 잡혔다. 한 학생이 대자보를 살펴보고 있다,
개혁과 화합,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달려왔던 이재서 총장의 총신대가 성희롱 발언 논쟁에 발목을 잡혔다. 한 학생이 대자보를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가장 많은 지적사례가 예시된 해당 교수측은 학생들이 문제가 된다고 언급한 문구들은 강의나 설교의 일부분이며, 이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한 예화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교수측은 관련 문구는 전체 맥락을 고려하여 이해해야 하는데 이것이 무시됐고, 인용된 문구마저 생략되거나 추가된 부분이 있어 왜곡되게 알려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교수는 학생들의 지적이 나온 당일 본인 실명의 대자보를 사당동 캠퍼스에 게시하고 해당 발언은 동성애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남녀의 신체 차이를 의학적으로 설명한 것인데 성희롱 발언이라고 모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해당 교수는 “또다른 발언에서 관련 문구 중 모 여자 탤런트의 미모를 언급한 부분은 칼 바르트의 변증법을 비판하기 위한 예시였다”면서 “변증법적 인간관은 하나님이 미와 추를 다 창조했다고 주장하기에 결국 죄를 말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교수는 “변증법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었으며 성경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창조했다고 말씀한 것과 다르다는 점을 밝히려 했다”고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총신대학교는 10월 4일 헤어롤 발언 사건 이후 성희롱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해당 교수에 대한 조사 절차를 밟았고, 이 사건을 법인이사회로 넘겨 안건으로 다뤄 직위해제 결정을 내리도록 조치한 바 있었다. 이번에 총학생회측이 4인의 교수들을 추가로 알림에 따라 대책위원회는 11월 18일 입장을 발표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성희롱 시비 사건이 대책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알려지게 된 데 대해 이것이 총신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총신대학교는 최근 용역침투 등 총신사태로 인해 교단과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고 입시와 모금 등에서 악영향을 받은 바 있었다.

이에 대해 조현수 총학생회장은 “10월 4일 헤어롤 발언 교수에 대한 처리가 더디고 추가로 제출한 4인 교수에 대한 조사도 지지부진하다고 판단하여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10월 4일 첫 번째 헤어롤 발언 이후 대책위원회가 10월 11일 조직됐으나 해당 교수의 3개 과목 강의가 완전히 중지된 것은 10월 30일에나 이르러서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또 헤어롤 발언 직후 다른 교수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학생측이 자료를 제출했으나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조속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서 대책위원회측은 “전수 조사에 외압이 있었다거나 일부러 지연시킨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전수조사에 따른 사건들은 외부 전문위원(변호사)을 위촉하는 절차 등을 마련하여 시비가 없고 공명정대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해나가고 있다”고 신뢰를 당부했다.

총신대학교 이재서 총장은 “첫번째 교수의 발언에 대해서는 법인이사회 보고 및 결의가 사건 발생 이후 한달 후에 이뤄지게 되어 학생들이 처리과정에 불만을 가질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이번 전수조사건은 12월 중에 열릴 예정인 법인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해서 조속히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 문제가 언론에 공개되므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고 교단을 대상으로 하는 총신대 후원이나 향후 입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렇기에 철저히 조사하여 전화위복을 삼으려 하니 학교를 신뢰하고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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