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길 목사 진정성 있는 지역사회 큰호응
값없는 나눔에 주민신뢰, 공적 책임도 얻어

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는 도봉구 마을기업 우수사례로 상까지 받았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는 도봉구 마을기업 우수사례로 상까지 받았다.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은 항상 놀랍다. 단독주택들 사이에 위치해 주민들조차 몰랐던 교회였다. 전임 목회자에게 실망해 많은 성도들이 떠난 교회였다. 이렇게 주목받지 못하고 소망도 없던 교회를, 하나님은 사용하셨다.

그래서 지금 쌍문3동에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힘들게 살던 이웃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지원을 받았고, 주민들은 서로 도우면서 기쁨과 행복을 맛보고 있다. 쌍문3동을 더 좋은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관공서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 그 중심에 대성교회와 지역의 교회들이 있다.

대성교회는 주민들이 대화할 공간도 없던 지역을 위해 예배당에 마을기업으로 카페를 만들었다.
대성교회는 주민들이 대화할 공간도 없던 지역을 위해 예배당에 마을기업으로 카페를 만들었다.

역사는 작은 것에서 시작했다. 2009년 대성교회에 부임한 정충길 목사는 2년 동안 상처받은 성도들을 어루만지는 목회에 집중하고 있었다. 작은 교회로서 감당하기 버거운 대출금 4억4000만원이 있었지만, 목회비와 행정비를 줄여서 해외선교도 시작했다. 성도들이 과거의 상처를 딛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소명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쌍문3동 동장이 지역의 통장과 반장 전체 회의를 진행할 장소가 없다며, 정 목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원래 예배당 1층은 야쿠르트대리점에 세를 주고 있었습니다. 계약기간이 끝나고 재임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70평 정도 되는 그 공간을 지역과 주민들을 위한 곳으로 개방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동장이 회의장소를 부탁한 것이지요.”

정충길 목사는 흔쾌히 회의장소를 제공했다. 별일 아니었다. 하지만 정 목사는 이 일을 지역과 주민을 섬기는 계기로 삼았다. 단독주택 단지였던 쌍문3동은 주민들이 모일 공간도, 편하게 쉬면서 대화할 장소도 부족했다. 마침 쌍문3동주민센터는 지역과 주민을 위해서 마을기업을 설립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목사와 성도들은 예배당 1층 한켠에 작은 카페를 열기로 했다. 주민센터에서 카페 설립자금 400만원을 지원받았다.

어르신 봄나들이
어르신 봄나들이

대성교회의 ‘우리마을 수다카페 프리쉐이드’는 그렇게 시작했다. 카페에서 바리스타 강좌를 열고, 오고가는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최고의 커피를 대접했다. 커피원두 구매비과 로스팅 비용은 정 목사와 도움의 손길들이 감당했다. 쌍문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들과 구청 직원들까지 커피를 맛보겠다며 대성교회를 찾았다.

한국교회가 주목하는 ‘카페 목회’를 앞서서 시작한 것처럼 보였다. 정충길 목사는 “카페 목회를 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저는 커피를 통해서 주민들을 만나고 대접했을 뿐입니다. 주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서로 웃고 대화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카페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말은 ‘내가 평생 처음으로 교회에 왔다’는 것입니다.”

정 목사는 많은 교회에서 지역을 위한 사역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진정성을 살핀다고 설명했다. 교회가 진심으로 섬기려고 하는지, 교회의 유익을 구하거나 이름을 알리려고 하는지, 예민하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값없이 받은 은혜를 교회도 값없이 나누겠다는 섬김의 진정성이 없으면, 지역을 위해 아무리 좋은 사역을 해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성교회 정충길 목사는 “진심을 담은 섬김으로 주민들은 교회를 좋아하고, 성도들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어르신학교.
대성교회 정충길 목사는 “진심을 담은 섬김으로 주민들은 교회를 좋아하고, 성도들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어르신학교.

지역 관공서와 주민들은 대성교회와 정충길 목사의 섬김에서 진정성을 느끼고 신뢰했다. 2014년 쌍문동을 위해 일해 달라며 정 목사에게 복지위원장을 맡겼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정 목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잔치, 지역 청소년을 위한 밴드 활동 지원, 지역 상점들과 함께하는 어르신 음식대접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특히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잔치는 지역의 교회들과 합께 연합해서 계속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각 동별로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데, 정 목사가 쌍문3동 초대 주민자치회장으로 유력하다. 주민자치회장이 되면 지역의 모든 공적인 일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 지역의 어떤 문제든지 개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정충길 목사는 “그 일을 통해서 ‘목회자가 지역을 위해 일하니까 뭔가 다르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 쌍문3동은 교회들이 협력해서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 비전”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 목사는 요즘 마태복음 10장 42절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열사의 나라 이스라엘에서 그냥 물이 아닌 ‘냉수’를 대접한다는 그 마음과 정성, 그렇게 작은 친절을 베푼 것을 예수님이 기억하시고 보상해 주신다는 말씀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 목사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누구에게라도 정성을 다해 냉수를 대접하고 섬기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낡아가는 단독주택들처럼 쇠락하던 쌍문3동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대성교회를 중심으로 지역의 교회들이 관공서와 함께 지역 어르신 생일잔치 등을 개최하였다.
낡아가는 단독주택들처럼 쇠락하던 쌍문3동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대성교회를 중심으로 지역의 교회들이 관공서와 함께 지역 어르신 생일잔치 등을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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