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칼럼-크리스천 랩소디] 고디바 초콜릿
[주필칼럼-크리스천 랩소디] 고디바 초콜릿
김관선 목사(주필)
  • 기독신문
  • 승인 2019.11.12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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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고디바(Godiva) 초콜릿을 좋아한다. 그것을 아는 우리 교인들의 손길로 내 방에는 그 초콜릿이 떨어지지 않는다. 세계적 브랜드의 벨기에산 초콜릿인 고디바는 꽤 비싼 편이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로고다. 유래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서는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벌거벗은 여인이 말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연은 이렇다. 고디바라는 여인은 11세기 영국의 코벤트리 지방 영주 레오프릭의 아내다. 그 영주가 부과한 무거운 세금으로 인해 백성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영주의 아내 고디바가 남편에게 세금 감면을 요청했다. 그러자 영주는 조롱하듯 “당신이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고디바는 그렇게 할 계획을 세웠다. 그 소문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은 고디바가 말을 타고 마을을 도는 동안 누구도 집밖으로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창문을 커튼으로 막아 그녀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지 않기로 했다. 그 장면이 로고로 그려진 것이다. 이때 커튼 사이로 몰래 고디바를 훔쳐본 재단사 톰이 눈이 멀었다는 전설도 있다. 그로 인해 관음증을 뜻하는 ‘peeping Tom’이라는 관용어도 생겼다.

11세기에 영국 여인이 벌거벗고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은 죽음과 같았다. 그러나 그 여인은 성읍 사람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꺼이 그것을 해낸 것이다. 자신의 희생으로 세금 폭탄에 우는 백성을 살리려는 그녀의 희생은 참 아름답다. 누군가를 닮지 않았는가? 그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고디바 초콜릿으로 살아난 것이다. 1926년 벨기에의 브뤼셀에 초콜릿 숍이 생기면서다.

난 이런 사연이 담긴 고디바 초콜릿을 좋아한다. 그런데 문제는 좋아하는 초콜릿에 담긴 고디바처럼 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나의 희생으로 누군가의 짐을 벗겨주는 것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말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맛은 달지 않다. 씁쓸하다 못해 카카오 100%짜리는 마치 크레용 씹는 것 같다. 그것에 밀크나 당 등을 첨가함으로 달콤해지는 것인데 그것을 초콜릿의 원래 맛으로 잘못을 알고 있다. 예수님을 온전히 따르는 것은 100% 카카오를 씹듯 달콤하지 않다. 단지 우리가 많은 첨가물로 달콤하게 만들고 그것이 초콜릿이라고 믿는 것처럼, 주님을 따르는 것도 어느새 달콤함이 우선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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