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기자의 귀를 의심할 이야기를 들었다. 모 교회 청소년부 주일예배에서 젊은 교역자가 밧세바 사건을 ‘꽃뱀’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다윗 왕이 쉬고 있을 때 밧세바가 의도적으로 목욕을 했고, 그 유혹에 넘어가 다윗 왕이 죄를 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꽃뱀을 조심하라”고 설교했다 한다.

꽃뱀 설교 이야기를 듣다가 기자의 머리를 스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총신대 ◯교수의 여성 비하 발언이다. 그는 올해 6월 20일 총회 신학부 세미나에서 “‘우리 목사님 같은 분 없다’ (이렇게 말하는) 그런 분들 굉장히 조심해야 된다”면서 “여자들 같은 경우에는 성적으로 좀 문란하다”고 말했다.

‘여성의 성적 문란’ 발언의 의미를 물으니 “남자를 유혹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여성들 중에 (목사를) 과도하게 좋아하는 나르시즘 환자가 있다”면서 “분별력이 없어서 그런 여성분들에게 엮인다”고 덧붙였다. 목회자를 존경하는 여성도를 꽃뱀으로 규정한 것이다.

총신대 ◯교수의 발언과 젊은 교역자의 설교가 닮은꼴이다. ‘도대체 총신대 교수들이 수업 시간에 어떤 말을 하기에 여성 비하가 만연할까? 이러다가는 크게 사고가 터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10월 4일 총신대 L교수의 여성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일반 언론에도 보도돼 ‘선지동산’이라는 이미지가 ‘성희롱동산’으로 바뀌었다.

사실 총신대 교수의 망언은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K교수도 구설수에 올랐으며, 그의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 언젠가는 터진다고 생각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3~4명의 교수도 제보된 상태다.

급기야 총신대는 총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성폭력긴급조사처리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교수·직원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하고 징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징계로 우려가 다 사라질까? ‘얼마 가지 않아 또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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