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난개발, 영세, 사유화
[논단] 난개발, 영세, 사유화
  • 기독신문
  • 승인 2019.11.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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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섭 교수(전 총신대‧GMS 명예선교사)
심창섭 교수(전 총신대‧GMS 명예선교사)
심창섭 교수(전 총신대‧GMS 명예선교사)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교회는 폭발적인 선교열정으로 선교사를 파송했다. 현재 171개국에 2만7993명의 선교사가 파송되어 있다. 그 결과 ‘선교한국’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우리 교단도 선교사 파송에 앞장선 대표적인 교단이다. 102개국에 1424가정과 2561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그리고 GMS라는 효율적인 선교사역을 위한 지원 기관도 만들었다. 그러나 많은 국가에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다는 화려한 통계수치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선교현장의 실상은 건강하지 못하다.

필자는 지난 6년간 사역을 위해 많은 선교지를 방문하면서 한국선교의 현주소를 세 단어로 압축해 보았다. 그것은 ‘난개발’, ‘영세’, ‘사유화’이다. 필자의 글로 어려운 선교현장에서 열악한 재정 후원 속에서도 혼신을 다해 몸으로 선교하는 선교사들의 노고가 폄훼되지 않기를 바란다. 선교사들의 노고 없이는 선교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의 평가는 건강한 선교를 지향하기 위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다.

‘난개발’이란 말은 선교현장에서 선교사들이 서로 협력하는 종합적인 선교정책이나 계획 없이 무분별하게 선교센터, 교회개척, 고아원, 어학원, 기숙사 등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선교사역이 중복되어 불필요한 선교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필자는 선교지에서 난개발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힘을 합치면 제대로 된 교회나 선교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데 왜 영세한 난개발을 할까?

‘영세성’이란 말은 이런 개별적 선교 사역은 곧 영세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선교현장의 정치, 경제, 교육의 환경은 빠르게 발전하는 데 비해 선교사들의 선교인프라는 날로 낙후되고 있다. 센터 건물과 교회들은 노후화되기 시작하고 현지인들에게 흉물로 전락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최근 필자가 방문한 산지족의 개척교회 건물은 유리창이 깨진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사태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사유화’란 은퇴 할 때까지 선교사들이 선교기관들을 독점하게 되어 결국은 사유화로 이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은퇴를 앞둔 선교사들은 이미 재산문제로 파송교회와 갈등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한데도 파송교회와 GMS는 고민만 할 뿐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런 선교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필자는 본 교단의 선교정책에 대해 몇 가지 전향적인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첫째, 개교회는 선교사 파송 및 선교사역 업무를 GMS가 총괄하도록 위임해야 한다. 현재는 개교회가 선교사 파송과 선교업무를 관장하다보니 선교현장에는 자연적으로 난개발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개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독자적으로 사역하다보니 동일 지역에서도 협력선교가 미진하고 선교적 인프라는 영세하다. 선교사 파송지역도 통제가 없으니 같은 지역에 수백 명이 몰려 있다. 이제는 GMS의 선교정책에 따라 필요한 지역에 선교사들이 배치되어 전략적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선교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통제를 해야 한다.

둘째, 선교사들이 현재의 선교지 재산을 사유화 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선교지의 모든 재산을 국가별 혹은 지역별 단위로 현지법에 따라 이사진을 구성하여 GMS가 어느 정도 법적인 권리를 갖도록 조치해야 한다. 은퇴 선교사들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선교지 재산의 사유화를 막고 선교사역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화해야 한다.

셋째, 선교사들의 노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파송교회와 교단 그리고 GMS는 선교사들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고 선교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금제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선교사들이 노후를 위해 선교지 재산을 처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없다.

넷째, 선교지원금을 현실화 해야 한다. GMS선교사들의 선교지원금은 중구난방이다. 각 선교사들의 선교비 후원 역량에 따라 선교사들의 매월 수령액은 천차만별이다. 이런 현상은 교단 선교 역사에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다. 선교비 수령액의 차별로 인해 선교현장에는 선교사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있다. GMS가 파송선교사들의 선교비 수령액을 지역별로 평준화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효과적인 선교활동을 위해 필히 추진되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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