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부터 총회장을 비롯한 새로운 임원들에게 주목해야 한다. 그들이 왜 임원이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광과 이익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주님이 말씀하신 십자가를 짊어진 사명자로 섰는지를 검증해 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이런 저런 구설수에 올랐던 총회임원들이 꽤 있었다. 과거 행적의 문제뿐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생산된 바람직하지 못한 소문, 그리고 임원 직무 수행 중 부정한 뭔가를 받았다는 등의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 제104회 총회임원들에게 기대한다. 아니 기대라기보다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다. 그것이 총회도 살고 임원들도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어떤 과정으로 임원이 되었는지는 이미 과거사니 논할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이제부터 행동에서는 제발 부끄러운 구설수에 오르내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임기가 끝난 후에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는 아니더라도 부끄러운 퇴임은 없기를 바란다. 물론 흑심을 가지고 임원들을 모함하거나 근거 없는 비난을 하는 일도 없어야 할 구습이다.

퇴임 후가 더 영광스러울 방법이 없지 않다. 주님이라면 어떻게 섬겼을지 생각하면 된다. 어떤 자리든 총회의 선택을 받은 분들은 그것이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기 위한 자리임을 한시도 잊지 않아야 한다. 시간과 몸 등 가능한 모든 것을 드려 총회를 건강하게 세우고 총회 구성원들의 평안한 분위기 조성을 책임져야 한다. 비전과 희망을 만들어 내고 상처를 가진 구성원들의 회복을 도와야 한다. 교회나 세상이 임원을 걱정할 일은 만들지 않아야 할 것은 당연하다.

기우에서 하는 말이지만 임원으로 섬기는 동안 ‘돈맛’이나 ‘돈냄새’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바, 이번 임원들의 면면을 보니 왠지 그 어느 회기보다 더 잘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한 사역으로 임원을 배출한 지교회가 뿌듯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목사나 장로가 섬기는 교회를 모두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이것은 결코 어려운 주문이 아니다. 이미 성경에 기록되어 있고 주님이 그렇게 모범을 보이셨다.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기독교 고전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영어로 <the Imitation of Christ>라고 번역되어 있다. 단순한 ‘모방’이다.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라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앞서간 누군가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면 해 볼만 하지 않겠는가? 내년 이맘 때 “아, 저렇게 섬겨야 겠구나” 싶은 임원이 반드시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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