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이고 규격화된 목회 방식 한계 인정하고 삶의 감동에 초점둬야 … 공동체 지향하는 ‘사회적 목회’ 고민 커져야

“목회 프로그램 뛰어넘어 온전한 복음선포에 집중하라”


3·1운동 100주년의 기대감에 부풀었던 2019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도 한국 사회는 이슈를 쏟아내며 전 영역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교회 역시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집중하며, 때론 복음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 때론 함께 변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2020년을 앞두고 교회와 목회자들이 신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본지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2020 목회 비전 세우기’란 제목으로 연속기획을 시작한다. 1편은 ‘급변하는 시대, 달라져야 할 목회’란 주제로, 전통적인 목회 방식의 한계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목회 방향을 큰 틀에서 살펴본다. <편집자 주>

프로그램을 넘어 사람을 깨워라
프로그램, 어떤 일을 진행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계획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의 모든 조직과 그 안에서 진행하는 일은 나름의 프로그램이 있다. 목회도 마찬가지다. 목회프로그램은 한 해 교회의 사역일정을 정하는 단순한 목회계획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2000년까지 한국교회는 목회프로그램의 시대였다. 수많은 세미나와 콘퍼런스에서 배운 모든 것이 목회프로그램이었다.

목회프로그램은 2가지 공통점이 있다. 목회자가 성도에게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 많은 교회에 적용 가능하도록 규격화했다는 점이다. 일방성과 규격화는 산업화 시대의 덕목이다. 일사불란한 지시와 순종, 일탈을 허용하지 않고 잘 짜여진 체계는 발전과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한국교회도 일방성과 규격화의 목회프로그램으로 성장하고 부흥했다.

“오늘의 목회자는 (목회)프로그램에 의지해서 이것저것 하려고 합니다.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을 통해서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10년 전인 2010년, 정필도 목사(수영로교회)가 <기독신문>과 한국교회의 위기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면서 발언한 것이다. 뒤이어 정 목사는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사람을 찾고 키워라.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을 준비시키라”고 강조했다.
지금 들어도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다. 정필도 목사는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간파했다. 자신은 산업화 시대 속에서 부흥을 일구었지만, 한국 사회와 시대가 급변하고 있음을 인식했다. 정보화 시대를 거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돌입한 2019년 오늘, 일류 기업들은 인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람을 찾고 키우고 준비시키라”던 정 목사의 외침이 가슴을 때린다.

급변하는 시대에 목회는 문화와 소통하며 온전한 복음을 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세계 교회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복음의 가치를 잃지 않고, 지구에서 가장 세속화한 뉴욕에서 교회를 개척해 부흥하는 팀 켈러 목사의 리디머교회를 주목한다. 켈러 목사의 ‘센터처치’는 한국의 목회자들에게도 큰 도전을 주고 있다. 작년 3월 센터처치콘퍼런스에서 이인호 정갑신 길성운 이규현 김찬곤 오종향 스티븐엄 목사가 ‘복음-도시-공동체운동’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목회는 문화와 소통하며 온전한 복음을 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세계 교회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복음의 가치를 잃지 않고, 지구에서 가장 세속화한 뉴욕에서 교회를 개척해 부흥하는 팀 켈러 목사의 리디머교회를 주목한다. 켈러 목사의 ‘센터처치’는 한국의 목회자들에게도 큰 도전을 주고 있다. 작년 3월 센터처치콘퍼런스에서 이인호 정갑신 길성운 이규현 김찬곤 오종향 스티븐엄 목사가 ‘복음-도시-공동체운동’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온전한 복음’을 선포하는 능력자의 시대
2017년 1월, 세계 교회의 주목을 받던 ‘센터처치’가 한국에 들어왔다. 세계적인 도시 뉴욕 맨해튼에서 리디머교회를 개척한 팀 켈러 목사. 그가 주창한 ‘복음-도시-공동체운동’은 한국의 목회자들도 흔들었다. 센터처치콘퍼런스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어떻게 극도로 세속화한 도시에서 개척하고 부흥했을까?’에 집중한 듯 보였다. 그러나 리디머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정보나 프로그램 전달은 없었다. 2박3일 동안 열린 센터처치콘퍼런스에서 강사들이 계속 언급한 단어는 ‘복음’이었다.

“우리가 함께 복음을 공부하고 복음을 세워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자리이다. 교회들이 복음으로 아름다워지고, 성도들의 삶이 복음으로 아름다워지며, 목회자들이 복음으로 영광을 체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팀 켈러 목사의 <센터처치>를 번역한 오종향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듬해 팀 켈러 목사가 직접 한국을 찾았다. 2018 센터처치콘퍼런스에서 팀 켈러 목사가 한국의 목회자에게 강조한 것은 결국 2가지였다. “온전한 복음을 전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온전한 복음을 오늘의 문화 속에서 전하고 있는가?”

‘온전한 복음의 시대’가 도래했다. 종교적인 복음이 아닌, 윤리적 도덕적 관념에 갇혀 있지 않는 온전한 복음의 시대가 도래했다. 화려한 수사와 웅변이 아닌 가슴을 울리는 온전한 복음의 설교가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김태훈 목사(한주교회)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온전한 복음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전 시대는 권위 있는 목회자, 좋은 시설과 규모를 갖춘 예배당이 영향력을 발휘했다. 오늘의 소셜미디어 시대는 권위와 규모가 아닌 창조성과 탁월함이 영향을 발휘한다. 거대한 방송국과 신문사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개인의 유튜브방송과 SNS 등 1인 미디어가 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성경을 깊이 이해하고 복음에 대한 탁월함을 가진 목회자가 주목을 받는다.”

사회적 공공성 외에 길은 없다
2019년을 시작하며 문화선교연구원은 사회의 변화에 주목하며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선교적 주제들을 선정했다. 주제는 7가지로, ▲3·1운동 100주년과 교회의 역할 ▲더욱 중요해진 교회의 사회적 책임 ▲더욱 요구받는 다양성의 가치 ▲더불어 살기 등이었다.

이 선교적 주제들의 공통분모를 찾는다면 ‘공공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한국교회는 공공성의 영향력을 간파했다. 바로 ‘선교적 교회’의 확산이다. 선교적 교회는 정통적인 교회와 다른 목회철학으로 사회에 뛰어들고 있다. 10년 전부터 한국교회에 활발하게 일어나는 작은교회운동, 카페교회, 작은도서관, 마을공동체운동, 지역아동센터사역, 다문화사역 등은 모두 공공성을 강화한 선교적 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제 ‘선교적 교회’를 넘어 ‘사회적 교회(목회)’까지 나아가고 있다.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연구소)는 “사회적 목회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이전의 목회 패러다임과 달리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마을과 지역으로 나아가고, 복음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고민한다. 이 모든 것이 사회적 목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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