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탄핵정국만큼 안타까운 사회 현상을 지켜봐야 했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상징되는, 양 진영의 세대결 집회는 극단적 대립이라는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상이 분명하다. ‘조국 지지’와 ‘조국 반대’로 갈린 양 진영의 충돌로 인해 우리가 얻은 유익은 무엇일까?

광화문과 서초동, 도대체 무엇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나눠 놓은 것일까? 또 경쟁하듯 사람을 모으는 능력은 어떻게 키운 것인지도 궁금하다. 물론 ‘조국 사퇴’로 인해 소강상태가 될지 모르겠지만 여전한 불씨는 언제든지 다시 활활 타오를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남북간의 끔찍한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산지 벌써 70년이다. 아직도 통일이 요원한 데 더하여 진영간 극단적 이념 충돌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게 만든다.

교회는 이런 상황에서 조화로운 세상을 위해 힘써야 마땅할 것이다. 그럼에도 교회까지 이 진영논리에 뛰어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절대적으로 옳은 정치란 없다. 그런 정권이란 더욱 없다. 그럼에도 어느 한 편에서 대립에 한 몫을 한다면 과연 교회다운 것일까? 단체로 광장으로 가는 것이 과연 권장할 일인가.

더욱이 구역모임이나 전도회에서도 진영논리 때문에 갈등하는 일들이 발생한다고 하니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라면 사회통합에 힘써야 한다. 함께 손잡을 수 없는 절대 악이라면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한 크고 작은 견해 차라면 뛰어넘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절대적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면 대립이 아닌 조화와 이해를 추구해야 한다.

‘나’만 정의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상대에게도 진실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좀 기다리자. 어느 광장이든 나가서 의사 표시를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갈등만 키우는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서로의 다름을 마음껏 주장하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누리기보다, 나와 다른 상대와 조화를 이루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세워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합의된 정의를 위한 양보와 타협으로 소비적이고 파괴적인 대립을 멈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단 내에서도 진영논리들이 자리 잡곤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인가 보다 누가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하면 무조건 반대 또는 무조건 찬성하는 것은 진영논리에 다름이 아니다. 진리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그 다름을 이해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화평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자녀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