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장기기증자’ 구신용 목사와 홍선희 사모

구신용 목사가 10월 16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감사패를 받으며 웃고있다. 구 목사는 지난 10월 10일 신장을 기증했다.
구신용 목사가 10월 16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감사패를 받으며 웃고있다. 구 목사는 지난 10월 10일 신장을 기증했다.

구신용 목사(인애교회)는 ‘설렌다’는 표현을 썼다. 서울 충정로3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감사패를 받으러 오는 길 내내 설렜다고 했다. 10월 16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만난 구 목사는 조금은 기운이 없어보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구신용 목사는 10월 10일 신장을 기증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 수술대에 올랐다. 2006년 신장을 기증했던 홍선희 사모와 같은 길을 걸었다. 홍 사모는 13년 전인 2006년 12월 구 목사의 선배였던 김창석 목사(일산행복한교회)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이로써 구 목사 내외는 전국에서 19번째 ‘부부신장기증자’라는 복된 사례가 됐다. 구 목사가 감사패를 받는 자리에는 홍 사모에게 신장을 이식받은 김 목사와 그의 사모도 함께했다.

구신용 목사 부부가 신장기증자가 된 계기가 있다. 구 목사는 절친했던 김창석 목사가 투석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장을 주고 싶었지만 구 목사는 B형, 김 목사는 A형으로 이식이 불가능했다. 그 때 구 목사는 아내가 A형임을 떠올렸다. 그렇게 홍 사모가 먼저 신장을 나눴다.
아내의 수술 후 구신용 목사는 신장이식을 원하는 이들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병원에 투석하고 있는 환자들 중 누구에게든 신장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병원에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알려줬고, 적합한 환자를 찾았다.

구신용 목사는 “제 아내는 수술 전날 밤에 도망가고 싶었지만 수술실 들어가면 달라질 거라고 말했다. 그런데 나는 수술실에 들어가서도 평상시처럼 마음에 변화가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미 오래 전에 하나님 앞에서 ‘이 신장은 제 것이 아닙니다’라고 고백했기에 신장 기증이 당연한 거라 생각했다. 하나님이 그런 마음을 주셨기 때문에 두려워 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 목사는 “물론 좀 아픈 건 아플 거라고 생각했지만”이라 덧붙이며 웃었다.

구신용 목사로부터 새 생명을 선물 받게 된 주인공은 60대 남성 김 모 씨다. 김 씨는 무려 29년 동안이나 이틀에 한번 꼴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았다. 최근에는 길고 긴 투석 때문에 팔과 한 쪽 다리의 혈관이 막힌 상태였다. 그는 “저에게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도록 생명을 선물해 주신 기증인께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며 “제가 받은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누며 살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구신용 목사와 김창석 목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강조했다. “투석을 받으면 소변을 못 본다. 소변 보는 것 하나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절절히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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