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저’ 김동문 목사 자서전 〈약한 나로 강하게〉 펴내

6개월 전, 취재차 마주했던 김동문 목사(해빌리지살렘교회)를 목회와 더불어 복지 및 치유 사역에 전념하는 목회자로만 알았다. 그가 자서전 형식으로 출간한 신간 <약한 나로 강하게>(도서출판 퍼플)를 접하기 전까지는.

SNS에 기록했던 글을 엮어 펴낸 이 책은 김동문 목사의 파란만장한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유아기, 공장을 전전했던 소년기, 청소년기에 객기로 겪은 수감생활까지. 어엿한 목회자가 된 지금, 지우고 싶은 기억마저 끄집어낸다. 왜 그랬을까.

“목회와 생활이 안정되고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나의 약점을 숨기고 나를 포장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습니다. 이때쯤 약한 나를 강하게 하신 주님을 자랑하고 싶었고, 그래서 주님께 기쁨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펴냈어요.”

김 목사는 하찮았던 과거를 부인하지 않는다. 이른바 ‘빵잽이’로서 초라하고 약했던 자신을 목회자로 인도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을 드러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삶의 변곡점은 차디찬 겨울을 보낸 구치소에서 그리고 판사 앞에 선 법정에서 찾아왔다. 10년 형을 구형 받은 재소자 김동문은 서대문구치소에서 예수님을 만나 사흘 만에 목회자가 되기로 서원했다. 이어 재판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수감생활 중 공부하여 목회자가 될 수 있도록 4년 형을 선고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피고인의 구치소 생활을 확인한 후, 재판장은 약속을 필히 지키라며 그대로 4년 형을 선고했다.

당시 주변의 모든 이들이 기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적은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개털 빵잽이’ 소년은 수감생활 1년 만에 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을 넘어, 결국에는 총신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목회자가 되기에 이른다.

“흙수저냐 혹은 금수저냐” 하는 수저계급론이 가득한 시기다. 흙수저 보다도 모자란 무수저 출신 김동문 목사는 <약한 나로 강하게>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흙수저 또는 무수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무수저의 대표격이었던 저는 예수님을 믿기 전에 불행한 인생의 아이콘이었지만, 예수님을 믿고 난 이후부터 행복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나의 경험과 고백이 무수저라고 좌절하고 낙심하는 이들의 경험과 고백이 되길 바랍니다.”

책장을 닫으며 김동문 목사가 왜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사역에 투신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본인이 그랬듯이 절망 가운데 있는 이들이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삶이 거듭날 수 있고, 그 거듭남으로 인도하는 게 그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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