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개척부터 소외이웃 품는 사명 이어가
장애인ㆍ청소년 섬김 사역 진력, 소망 키워간다

행복한교회는 고산동 어르신들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겨울이면 연탄도 배달하고 있다.
행복한교회는 고산동 어르신들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겨울이면 연탄도 배달하고 있다.

소망이 하나하나 이뤄져갈 때 사람은 행복을 느낀다. 하나님 앞에서 약속했고, 꿈꾸던 교회가 조금씩 세워져 갈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행복한교회 이현권 목사는 행복한 목회자다.

행복한교회는 의정부시 민락동 신시가지에 위치한 아담한 상가교회다. 서울 강남에서 10년 동안 부목사로 섬겼던 이 목사는 행복한교회 개척에 앞서 의정부에 있는 작은 상가교회에서 동사목사로 2년여를 섬겼다. 당장 예배당 처소를 마련할 재정도 없었을 뿐더러, 교회 개척에 앞서 개척교회를 경험하자는 생각에서였다.

“예전에 포천에 있는 교회에서 사역할 때 함께 했던 목사님이 개척한 교회였어요. 협동목사로 섬기면서 많은 것을 배웠죠. 제가 행복한교회를 개척할 때도 기꺼이 도와주시고, 지금도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이 목사는 2011년 행복한교회를 개척하면서 두 가지를 결심했다. 목회를 한다는 핑계로 가정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것과 어르신과 어린이, 장애인들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돌보겠다는 것이었다.

특별히 이 목사는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들과 가난한 이들을 품는 교회를 세우고 싶었다. 지금은 민락동에 있지만, 행복한교회를 의정부시 가능동에서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현권 목사(가운데)는 20년 가량 여러 교회에서 교역자로 섬기면서 낮은 자를 섬기는 목회상과 교회상을 꿈꿨고, 그것을 행복한교회에서 실천하고 있다.
이현권 목사(가운데)는 20년 가량 여러 교회에서 교역자로 섬기면서 낮은 자를 섬기는 목회상과 교회상을 꿈꿨고, 그것을 행복한교회에서 실천하고 있다.

“교회 개척을 준비할 때 의정부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에 가야한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당시 가능동이 가장 가난한 동네였어요.”

그 마음으로 이 목사와 행복한교회는 가난하고, 외롭고, 병든 이들을 품었다. 지금도 교회 규모에 비해 장애를 가진 성도들이 다른 교회에 비해 유난히 많다.

행복한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미군 부대 기지촌에서 생활하던 70대 노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찾아가 연탄을 나누고, 성탄절이면 선물을 전달했다. 이 목사는 매월 의정부 발달장애인들의 작업장인 ‘솔빛터’를 찾아 직장인예배를 인도하고, 의정부 밀알, 곰두리의 집 등 장애인단체들의 연합집회도 섬기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섬기는 가운데 감동과 은혜도 많았다. 30대에 시력을 잃고 안마 일을 하는 배상우 집사도 그중 하나다.

“우리 교회에 오셔서 무명으로 교회의자를 헌물해주셨어요. 임대아파트에 사시면서도 시각장애 보험금에서 헌금으로 1500만원을 가져왔을 때는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몰라요. 지금도 ‘행복지압안마원’을 운영하시면서 예수님 자랑, 교회 자랑에 여념이 없으세요.”

주일예배는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함께 모이는 통합예배로 드리고 있다.
주일예배는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함께 모이는 통합예배로 드리고 있다.

행복한교회의 자랑인 청소년 사역도 소외된 이들을 부지런히 섬긴 결과다. 처음 행복한교회가 위치했던 가능동은 유난히 결손가정이 많았다. 전도를 하거나, 교회에 찾아오는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부모가 이혼했거나, 조부모와 사는 결손가정 아이들이었다. 이 목사는 그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제부터는 교회를 집이라 생각하고, 나를 아빠로, 사모를 엄마라 생각해라. 교회 어르신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라 생각해라”고 당부했다.

여린 싹에 물을 주고, 영양분을 공급하듯 이 목사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봤고, 감사하게 아이들은 교회 안에서 건강하게 자랐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지금 행복한교회에서 찬양팀, 봉사팀 등 든든한 교회의 일꾼들로 세워졌다.

행복한교회 청소년들이 신앙 안에서 반듯하게 자라는데 ‘주일 통합예배’도 큰 몫을 차지했다. 통합예배는 이 목사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중요하게 여긴 목회 방침이기도 했다.

“가정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이들이 조부모와 따로 산다는 데 있다고 봐요. 그런 가운데 부모 사이가 안 좋으면 아이들은 더 힘들죠. 아이들과 어르신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관계도 더 돈독해지고, 정말 가정 같은 교회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해요.”

아직 재정 자립이 안 되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일이 적지 않지만, 이 목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자신이 꿈꾸고, 기도했던 목회를 실천해 갈 생각이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성도들이 제 목회를 이해해주시고, 따라주시는 것이 큰 힘이 된다”며 교회 이름처럼 행복한 목회자, 행복한 성도, 행복한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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