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교회 ‘성경신학의 주요 주제들’ 개혁주의신학세미나 열어
강화구 교수 “위인의 말 무조건 수용은 위험”
헤 스 교수 “하나님은 폭력과 파멸 거부하셔”
정창욱 교수 “비유의 다중적 의미 파악 중요”

열린교회(김남준 목사)가 9월 30일 열린교회에서 ‘성경신학의 주요 주제들’이란 주제로 제6회 개혁주의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강사들은 성경 속 등장인물의 말의 신뢰도, 예수님의 누룩 비유, 요한복음의 구조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잘 이해하도록 안내했고 가나안 진멸 명령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했다. 또 김남준 목사는 특별강의를 통해서 목회란 목회자 자신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대로 살기를 애쓰면서 성도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지혜롭고 총명하게 이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개회예배에서 리처드 코킨 목사(영국 던도날드교회 담임)는 이사야 6장 1~9절을 본문으로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됩니다’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이사야는 유대의 현실과 특히 웃시야 왕의 사망으로 낙담했으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자신의 죄를 새롭게 자각하는 한편 선교에 대한 소명을 다시 얻었다고 설명했다. 코킨 목사는 “하나님의 관심사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열방을 향해 가서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라면서 “하나님의 위대함을 주목하면 우리의 죄악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덧입고 선교에 힘을 내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열린교회 주최 개혁주의신학세미나에서 리처드 코킨 목사가 개회예배 설교를 하고 있다.
열린교회 주최 개혁주의신학세미나에서 리처드 코킨 목사가 개회예배 설교를 하고 있다.

이어 강화구 교수(고신대)는 ‘사라는 아브라함의 이복 여동생인가? 성경 내러티브에서 등장인물의 스피치의 신뢰성에 관하여’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성경에는 인물들을 알 수 있는 장치들이 있는데 가장 신뢰도가 낮은 표현이 인물에 대한 외양(외모, 행동, 태도, 옷 등) 묘사이고 그 다음 낮은 것이 인물들의 말”이라면서 “성경 위인의 말이 나올 경우 무조건 수용하지 말고 전후 문맥이나 등장인물보다 신뢰도가 큰 성경의 저자(나레이터)나 전적으로 옳으신 하나님의 말씀과 비교하면서 사실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강 교수는 아브라함이 창세기 20장 12절에서 사라가 자신의 이복동생이라고 주장한 부분을 예로 들었다. 성경에는 아브라함이 “(사라는) 정말로 나의 이복 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라가 아브라함의 이복누이라고 언급한 것은 아브라함의 말과 아브라함의 말을 재인용한 아비멜렉의 말(창 20:5) 외에는 없다. 오히려 창세기 11장 29, 31절은 사라가 아브라함의 아내라고만 밝혔고 창세기 12장 5절도 사라는 아브라함의 아내라고 소개했다. 13장 1절도 마찬가지이고 창세기 20장 3절에서 하나님은 아비멜렉의 꿈에 나타나서 남편있는 여인을 왜 데려갔느냐고 책망하셨다. 창세기의 나레이터와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사라는 남편과 아내관계라고만 지칭하고 있기에 아브라함의 말은 명백한 거짓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리처드 헤스 교수(덴버신학교)는 ‘구약의 하나님은 증오의 하나님인가? 사랑의 하나님인가?: 여호수아서와 전쟁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말씀을 전하면서, 여호수아시대의 가나안 진멸 명령은 가나안 군인들에게만 해당하지 비전투원인 여자나 아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창세기 6장 대홍수 사건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때도 하나님은 폭력을 거부하시고 신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키셨다고 말했다. 그는 대홍수의 원인은 하나님의 아들과 인간의 딸들 간의 연합이나 네피림의 존재, 또는 성적부도덕이나 전쟁의 위협 때문이 아니라 온 인류에 악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악한 생각의 결과는 폭력이고 그 열매는 살인과 죽음인데 이는 생명과 창조를 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아 의인과 그의 가족, 그리고 동물과 피조물을 보호하시기 위해 홍수를 일으키셨다는 것이다.

헤스 교수는 하나님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 것을 원치 않고 폭력과 파멸을 거부하신다면서 성경의 모든 역사 속에서 그러한 하나님의 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나안 진멸 특히 여리고성 파괴와 관련해서 그는 방대하고 깊이있는 문헌과 고고학적 발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진멸의 대상으로 표현한 “모든 남자에서 여자에 이르기까지”라는 것은 인간에 대한 정형화된 표현일 뿐이며, 가나안 진멸은 전투원, 그것도 하나님께 돌아와 구원얻기를 거부한 이들에게만 한정적으로 해 당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고학적으로 볼 때 여리고는 요새라는 점, 라합이 구원받은 일, 여호수아서 10~12장의 남방연합과 북방연합과의 전투 장면, 기브온 거민들에 대한 수용, 가나안 사람들과의 혼인 등을 볼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진멸 명령을 잔혹한 진멸로 이해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라는 속성과도 어긋나는 사건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또 정창욱 교수(총신대)는 ‘누가복음 13장 20-21절의 누룩 비유의 해석: 개혁주의 비유 해석학을 향하여’를 주제로 비유에는 다중적 의미가 있기에 같은 해당 성경의 비유 전후 문맥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사복음서 저자들은 예수님의 비유들을 각각 소개하고 있지만 저자들이 강조하는 바는 각각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누가복음의 경우 누룩비유가 13장에 나오는데 그 앞에 빌라도의 갈릴리인 살해 사건과 실로암 망대 사망 사고가 적혀 있으며 비유 뒤에는 어떤 사람이 예수께 “구원을 받는 자가 적으니이까”라고 묻는 장면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누가는 모든 사람에게 위선을 주의하라고 경고하고 진정한 믿음을 갖기 위해서 위선을 회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이런 배치를 했다고 풀이했다.

김상훈 교수(총신대신대원)는 ‘요한의 구조 읽기, 요한식 병행법의 이해와 해석학적 의미’를 주제로 “비평학자들은 요한복음이 복잡한 문체, 중복되는 어구와 내용, 분간하기 어려운 구조들이 있다는 이유로 요한의 문장 능력이 떨어진다거나 그의 책들은 편집된 문서라며 폄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요한은 철저히 요한식 작법을 사용해서 요한복음을 기록했고 그의 작법은 일관되게 평행, 교차, 혼합적 글쓰기를 특징으로 하는 유대식 작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런 유대식 작법이 대표적으로 나타나 있는 곳이 요한복음 1장이며, 요한복음 21장과 창세기 1, 2장의 창조기사들도 두 기술을 한 쌍으로 취급하는 작법으로 작성된 것으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