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전련 등 부적절한 재정 문제 확인했지만 합당한 시정조치는 미흡
비리 지적해도 자체 해결에 의존 … 엄중한 교단적 징계·처벌 필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다. 제103회기 총회감사부의 보고를 그런 속담에 비유하는 이들이 있다. 총회감사부의 감사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감사결과에 대한 시정조치가 미흡하다는 아쉬움이다. 문제가 많으면 고쳐야 하고 죄를 지은 사람이 있으면 처벌을 해야 하는데 보고만 있을 뿐이다. 지적을 받은 기관들과 당사자들은 계속해서 총회 일을 하고 총회감사에 나름대로 지적사항을 시정했다고 보고서를 올릴 뿐이다. 

총회 규칙에 따르면 감사부는 총회 산하 모든 기구의 회계 업무 감사를 하고 이를 보고한다. 그렇다면 보고 때 지적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제안하고 총회는 그 제안이 타당하다면 결의를 해줘야 신상필벌이 이뤄지는데 해마다 문제가 있다는 확인만 하고 지나간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회기 감사부는 보고에서 전국남전도회연합회의 부적절한 예산 사용과 횡령 부분을 지적했다. 감사부장 최병철 장로는 “과거 남전련이 6년 동안 퇴직기금 등 운영에 관련해 실무직원이 상습적으로 500만원씩 횡령했다”면서 “이를 전혀 발견치 못한 회장 등 임원들이 직무유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제38회기 전도훈련대회를 하면서 기독실업인으로부터 자릿세 명목으로 돈을 받아 불투명하게 사용했고, 지역 순회헌신예배 헌금이 입금되지 않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 장로는 “회장 임원 직원 변상조치토록 했으며 해당 당사자로부터 자술서를 받아 자체 기관 회장에게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횡령이 사실이라면 관계자 문책 등의 조치와 변상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보고가 있어야 했으며, 총회도 감사부 보고에 따른 엄중한 결의를 했어야 했는데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제104회 총회에서 감사부장 최병철 장로가 비리 의혹자들로부터 받은 진술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제104회 총회에서 감사부장 최병철 장로가 비리 의혹자들로부터 받은 진술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감사부는 제102회기 통일준비위원회가 통일비전트립을 다녀와 내놓은 자술서를 보면 경비집행 내역 또는 보고서 한 장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위원회의 목적과 취지에 상관없는 일회성 사업에 치중했으며 순회헌신예배 헌금이나 기부금, 협찬금, 광고금 등 수입을 지정한 통장에 입금하지 않고 특정인이 받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감사부는 이에 대한 조치로 “이제부터라도 통일준비위원회가 본연의 책임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고 관련 당사자들은 스스로 관련부서와 모든 공직에서 자진 사임하기로 자술서를 작성해서 감사부에 제출했다”고 보고했다. 만일 감사결과대로 재정사용에 부적절한 점이 밝혀졌다면 자진사임 조치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다. 

또 선거관리위원회 심의분과위원들이 금품수수의혹을 받았다면서 자술내용을 보면 금품을 받았다가 돌려주었다고 밝혔다. 감사부는 “비록 간식비로 받은 금품을 곧바로 돌려주었다고 할지라도 선관위원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 자들로서 명백한 과오요 실정법 위반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감사부는 “감사부가 수사권을 부여받은 것도 아니어서 모든 것은 당사자들의 의견만 가지고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금품을 받은 것도 사실이고 당사자들이 시인했다고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밖에 전남제일노회와 서광주노회 합병처리위원회 금품수수 건, 총회상비부 기관 위원회 임원들이 해외행사 경비를 찬조받은 건 등도 지적으로 끝냈다.

감사부가 전문성을 가지고 감사하여 비리를 밝혀내고 징계가 요구되는 부분은 민형사 고발조치 등을 취해서라도 교단을 정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각한 비리는 있는데 자체정화에 맡기고 덮어버리는 모습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부장 최병철 장로는 104회 총회에서 “총회는 주인이 없다는 고질적이고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또 총회 내 영향력 있는 인물들 면면을 둘러보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아냥 앞에 이를 부정할 자신이 없다”는 자조적인 말로 보고의 결론을 맺었다. 총대들이 총회의 비리문제 처벌에 더 예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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