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 〈야고보서,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 펴내
행위 강조하지만 말씀과 참된 복음으로 인도 … 지혜 관점서 이해해야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했다. 로마가톨릭에 맞서 ‘오직 믿음’에 집중했던 루터는 행위를 강조한 야고보서에 은혜의 복음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루터의 평가는 500년이 지난 오늘 한국교회 강단에서도 통용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야고보서를 침체한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말씀으로 여긴다. 믿음이 있지만 행위가 없는 신앙으로 비판받는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말씀으로 격상시킨다.

‘지푸라기’로 여기든, ‘꼭 필요한 말씀’으로 여기든, <야고보서>를 바라보는 관점은 동일하다. ‘믿음’과 ‘행위’라는 대립적인 구도 속에서 야고보서를 이해한 것이다. 깊이 있는 성경 강해와 설교로 유명한 송태근 목사(삼일교회)는 야고보서를 지혜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태근 목사는 최근 <야고보서,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넥서스크로스ㆍ사진)를 출판했다. 성경에서 대표적인 지혜서는 잠언이다. 야고보서 말씀 속에서도 잠언과 비슷한 구절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잠언의 말씀과 비슷해서 야고보서를 ‘지혜’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송 목사는 “지혜란 듣고 깨달은 말씀을 삶의 자리에서 녹여내는 것”이라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찰력 있게 깨닫고 그것을 삶에서 녹여내는 모든 과정”(49쪽)이라고 정의한다.

그렇기에 송태근 목사는 “야고보서는 행위를 강조함을 넘어 (말씀을 통찰력 있게 깨닫도록) 우리를 주의 말씀과 참된 복음으로 돌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야고보서가 행위를 강조하지만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야고보서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는 송태근 목사가 2014년과 2018년 삼일교회에서 설교한 야고보서 강해를 기초로 했다. 책은 균형, 지혜, 회복 3부로 구성했다. 송 목사는 전체 184쪽 분량 중에 절반 이상(99쪽)을 야고보서 1장 강해에 할애했다. 송 목사는 ‘행위’의 관점에서 바라보던 야고보서의 말씀들을 다시 이해하도록 인도한다. 그 결과 오직 믿음으로 구하라(1:6) 낮은 형제와 부한 자(1:9)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1:19) 등 잠언의 경구처럼 이해하던 구절들이 성경 안에서 연결성을 갖고 진정한 의미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송태근 목사는 책에서 한국교회 강단이 주목하지 않았던 주제를 끄집어냈다. 송 목사는 2부 7편에서 ‘차별이 왜 죄가 되는가’란 제목으로 야고보서 2:1~7의 말씀을 강해했다. ‘차별’은 오늘 한국 교회와 사회에서 갈등과 논쟁의 핵심어다. 야고보서는 2000년의 시간을 지나 오늘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송 목사는 책 제목을 <야고보서,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로 정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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