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회복교회, 작은도서관 열고 돌봄사역 확장
“위기의 아이들 꿈 키우는 일에 후원과 동역 기대”

9월 6일 열린 온마을돌봄어린이 작은도서관 개관식에서 이광필 목사와 아이들, 박달시장 상인과 지인들, 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등이 힘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9월 6일 열린 온마을돌봄어린이 작은도서관 개관식에서 이광필 목사와 아이들, 박달시장 상인과 지인들, 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등이 힘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다시 이광칠 목사(청소년회복교회)를 만났다. 작년 이맘때 즈음, 소년원과 교도소에 수감돼 있거나 출소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돌봄 및 회복 사역을 하는 그를 바로 이 지면에 소개한 적이 있다. 보도 이후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섬기며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좇는 이 목사에 대한 칭찬과 격려도 적잖았고, 몇몇 교회는 후원으로 동역했다고 한다.

1년 만에 마주한 이광칠 목사에게는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위기 청소년 돌봄사역의 유일한 자금줄이 됐던 떡갈비 장사를 접었다.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장사도 제법 잘 됐지만 갑상선암으로 투병했던 박미영 사모의 건강이 악화돼 지난 4월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이런 와중에도 사역을 보다 확장했다는 것이다. 이광칠 목사는 기존의 위기 청소년 돌봄사역을 유지하면서, 지역 어린이 돌봄사역에도 뛰어들었다. 떡갈비 장사를 그만둔 직후 5개월 동안 준비한 끝에 안양시 박달시장에 ‘온마을어린이돌봄 작은 도서관’을 개관했다.

그가 지역 어린이 돌봄사역에 나선 이유는 소년원과 교도소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후회 섞인 간증 때문이다.

“위기 청소년들을 보면 하나 같이 가족과 단절돼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방치돼 있다 보니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교도소에서 만난 한 아이는 ‘만약 어렸을 때 누군가 나를 잡아줬다면 지금 이곳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고민 끝에 지역 어린이 돌봄사역을 시작하게 됐어요.”

온마을돌봄어린이 작은도서관은 독서를 한 후 아이들이 느낀점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감상평을 발표하기 위해 손을 드는 아이들의 모습.
온마을돌봄어린이 작은도서관은 독서를 한 후 아이들이 느낀점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감상평을 발표하기 위해 손을 드는 아이들의 모습.

즉 지역 어린이 돌봄사역은 위기 청소년 돌봄사역의 연장선으로 다름 아닌 예방사역인 셈이다. 아울러 이광칠 목사는 방임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잡아줄 그 누군가가 되기로 자청한 것이다.

하지만 가진 게 없다보니 처음에는 막막하기만 했다. 떡갈비 장사도 접었고, 가족과 청소년 3~4명이 교인의 전부인 교회에서 사역 자금이 나올 리 없었다. 그때 이광칠 목사는 무작정 기도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 할수록 어려운 문제들이 하나씩 풀리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의 첫 우군은 바로 박달시장 상인들. 오랫동안 이광칠 목사와 더불어 지냈던 그들은 100만원 상당의 책장을 선물했다. 이어 도미노뱅크에서 도미노 세 박스를 기증했고, 지인과 지역주민들 30여 명이 2000권의 어린이도서와 일반도서를 기증했다. 또 사랑의쌀운동본부는 중고 빔프로젝트와 음료수 66박스를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작은도서관이 위기의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러자 상인들과 지인들 여러 단체에서 도움을 주기 시작했어요. 사역을 하면서 매번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계획하심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없던 곳을 하나님이 채워주셨어요.”

지난 9월 6일 ‘온마을어린이돌봄 작은 도서관’ 개관식이 열렸다. 꽤 근사하게 단장한 도서관에는 물심양면으로 도운 박달시장 상인들 지인들과 더불어 지역구 이종걸 국회의원 등 도의원 시의원들도 참석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개관과 동시에 9명의 아이들이 등록했다. 대부분 다문화가정이나 한부모가정 혹은 맞벌이가정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방과 후 2~7시까지 작은 도서관에 머물며 이광칠 목사와 박미영 사모의 지도에 따라 독서를 하고 학교 숙제도 푼다. 또한 레고 슬라임 도미노 놀이, 레크리에이션, 영화관람, 축구 등 특별 활동 시간도 있어 아이들이 여간 즐거운 게 아니다. 여기에 맛있는 간식도 제공한다.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달려 온 11살 우상이는 “목사님과 함께 책도 읽고 국어도 배워요. 레고와 슬라임 놀이도 너무 재밌어요. 학원보다 더 나은 것 같고 특히 예수님을 알게 됐어요. 제 꿈은 과학자인데요, 저도 목사님처럼 많은 이들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우상이를 비롯한 도서관의 아이들은 모두 청소년회복교회에도 등록했다. 주중에 독서와 놀이를 한다면 주일에는 아이들에게 말씀을 나눈다. 작은도서관이 다음세대를 키우는 통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에게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자체로 행복합니다. 이 아이들이 하나님을 믿는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하면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광칠 목사의 요즘 첫 번째 기도제목은 아이들이 하나님을 알고 믿음으로 천국의 길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여전히 빠듯하다. 아이들의 회비로 도서관을 겨우 운영하고 있지만, 세 아들을 키우는 이 목사 가정의 수입은 전무한 상황이다. 그래서 두 번째 기도제목은 후원자와 동역자가 세워지는 것이다. 사실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던 지인이 있었으나 작은도서관 개관 직후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로 이 목사와 아이들의 상심이 컸다. ‘온마을어린이돌봄 작은 도서관’은 새 후원회장을 그리고 전국 교회와 성도들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후원계좌: 농협 829-02-179918 이광칠, 도서 및 물품 지원:010-6857-9598.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