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째를 맞은 실로암사람들의 골목길음악회가 광주 봉선동 골목에서 열리고 있다.
30회째를 맞은 실로암사람들의 골목길음악회가 광주 봉선동 골목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지역 장애인들과 주민들이 문화를 매개로 소통하는 장인 골목길음악회가 30회째를 맞았다.
실로암사람들(대표:김용목 목사)은 9월 26일 광주광역시 봉선동 실로암센터 앞 골목에서 지역 장애인들과 이웃들을 초청한 가운데 골목길음악회를 개최했다. 2005년부터 시작해 매년 2회씩 거르지 않고 이어온 뜻깊은 행사이다.

“실로암센터가 이곳으로 처음 이사했을 때는 도시의 뒷골목이 대개 그렇듯이 밤에는 으슥하고, 생활쓰레기가 쌓여있으며, 사람의 기척이 오히려 두려운 곳이었죠. 우리 어릴 적 기억처럼 동네 골목길을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첫 한 달 동안 골목을 청소하고, 가로등 전등을 교체하며 동네를 환하게 밝혔다. 뒤이어 그 길에서 재미있는 만남과 어울림의 시간을 만들어보자며 지역 예술인들과 이야기꾼들을 불러보아 시작한 게 바로 골목길음악회이다.

지금도 골목길음악회가 열리는 날이면 아침 일찍 골목청소가 시작된다. 센터 바깥에 현수막이 걸리고, 무대와 객석 그리고 간단한 음식코너가 하나씩 차려지면 잔치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는다.

실로암사람들 김미숙 간사의 사회로 진행된 30번째 골목길음악회에는 색소폰 연주자인 새벽이슬교회 임석인 목사와 플루티스트 이현경 씨가 출연해 낭랑한 선율로 가을밤의 그윽한 정취를 자아냈다.

이야기 손님으로 윤영덕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재식 광주장애인총연합회 사무처장이 출연해, 어릴 적부터 광주에서 죽마고우로 자란 추억들과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비전을 나누었다. 신원벧엘교회 주바라기찬양단은 어린이 출연자들과 함께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실로암사람들과 동역하는 카페홀더 청각장애인들이 준비한 커피와 음식들, 30회째를 기념해 준비한 장미꽃 선물은 이날 음악회를 찾아온 모든 사람들에게 더욱 큰 기쁨을 선사했다.

김용목 목사는 “언제나 기대 이상의 감동을 자아내는 것이 골목길음악회의 현장”이라면서 “내년에도 더 착실한 준비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화합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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