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부 정성 마중물 삼아 필리핀에 교회 개척
감격의 헌당식에도 참관, 선교 열정 계승에 진력

자신들의 헌신으로 건립된 필리핀 다바오의 수와안교회 헌당식에 함께 한 광주 샘물교회 청소년들.(사진 앞 줄)
자신들의 헌신으로 건립된 필리핀 다바오의 수와안교회 헌당식에 함께 한 광주 샘물교회 청소년들.(사진 앞 줄)

필리핀 다바오에 교회 하나가 세워졌다. 선교지에 건축되는 예배당마다 특별한 사연 하나 깃들지 않은 데가 없겠지만 지난 8월 초 헌당식을 가진 수와안교회에는 더욱 남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광주 샘물교회(김판정 목사) 중고등부 학생들이 가진 달란트를 모두 쏟아 얻은 결실이 바로 수와안교회 신축 예배당이다. 돈벌이도 못하는 학생들이 무슨 능력으로 예배당을 세웠을까 싶지만 실로 눈물겨운 분투가 있었다.

광주 샘물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이 다바오 현지 학교를 순회하며 스킷드라마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광주 샘물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이 다바오 현지 학교를 순회하며 스킷드라마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30명 밖에 안 되는 학생들이 각자 열심히 공부해서 받은 장학금, 아르바이트와 용돈벌이를 통해 모은 기금을 합쳐 800만원이라는 나름 거액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어른들이 힘을 보태 도합 1800만원이 만들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필리핀 선교지로 향했다.

어린 학생들이 이렇게 선교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은 선교에 엄청난 열정을 가진 샘물교회의 분위기 덕분이다. 오래 전, 어느 가난한 권사 한 사람의 헌신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예배당 건축을 한 일이 시작이었다.

광주 샘물교회 단기선교 기간 열린 농구대회에서 우승한 현지 교회팀이 상금과 가축을 선물로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
광주 샘물교회 단기선교 기간 열린 농구대회에서 우승한 현지 교회팀이 상금과 가축을 선물로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

이후 탄자니아에는 11개 교회의 예배당이 건축됐고, 올 가을에는 추가로 4곳에 예배당이 건축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매년 1~2월에는 샘물교회 성도들이 탄자니아를 찾아가 단기선교 일정을 소화하며, 현지 교회들을 돌보는 일을 정성껏 감당해왔다.

교역자들에게는 젖소 한 마리씩을 선물해 생계를 돕고, 우물파기와 태양광패널 설치 등으로 주변을 살기 좋은 마을로 변화시켰다. 교회 뿐 아니라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을 현지에 세워 어린 인재들을 키우는 등 샘물교회의 활약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런 헌신 속에서 탄자니아 일대에는 속속 새로운 교회들이 개척되어 어느새 130개 교회가 세워지는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샘물교회는 이들 교회가 함께 연합하여 동역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6년째 거액의 시상품을 걸고 대규모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를 따라 이런 풍경을 보고 자란 아이들의 가슴에 선교마인드가 심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스로 힘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청소년기가 되자, 주저 없이 자신들을 선교의 도구로 삼아주시길 소망했고 그 첫 걸음이 필리핀으로 인도된 것이다.

수아완교회 헌당식에서 축하순서가 진행되고 있다.
수아완교회 헌당식에서 축하순서가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이 보낸 성금은 필리핀에 100교회 세우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광주은평교회(김범택 목사)를 통해 다바오에서 사역 중인 강치원 선교사에게 전달됐고, 92번째 예배당 건축의 결실을 맺었다. 예배당 건축 뿐 아니라 찬양밴드를 구성할 수준의 악기와 음향장비까지 함께 마련되어 수와안교회는 향후 사역에 날개를 달게 됐다.

자신들의 헌신으로 세워진 예배당을 직접 목격하고자 샘물교회 학생들은 8월 4일 필리핀으로 떠났다. 이들은 8월 9일까지 다바오에 머물며 감격의 헌당식을 참관하는 것은 물론, 현지 학교들을 순회하며 스킷드라마 찬양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트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단기선교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인근 8개 교회를 초청해 농구대회를 개최하며,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가졌다. 입상팀에게는 시상금과 가축을, 우수선수에게는 고급농구화를 선물하는 등 푸짐한 나눔의 기회도 마련됐다.

샘물교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탄자니아에 이어 필리핀 선교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내년에는 두 번째 예배당을 건축하는 동시에 25인승 승합차를 구입해 현지 교회에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청소년들의 헌신이 선교사역에 새로운 마중물이 된 셈이다.

김판정 목사는 “담임목사와 어른들의 선교비전에 동참해 준 아이들이 한없이 대견하고 기특하다”면서 “언더우드 선교사 가문이 대를 이어 한국 선교에 헌신한 것처럼 우리 교회에서도 대를 이어 탄자니아와 필리핀 선교에 공헌하는 일꾼들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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