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규 장로 공동집필 … 발자취 따라가며 숨은 사역 알려

한센인의 친구이자 복음 전도자였던 아치볼드 그레이 플레처(Archibald Gray Fletcher) 선교사의 삶을 다룬 소설 <너도 가서 그리하라>(생명의말씀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 책은 대구·경북 일대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했던 플레처 선교사의 실제 인물을 역사적 기술이 아닌 소설로 조명한 것이 특이하다.

공동저자는 소설가 김진환과 의료인이자 집필가인 전 대신대학교 총장 전재규 장로다. 대구서현교회에 출석하는 두 저자는 대구·경북 일대에 산재한 기독교 역사 속에 부모형제조차도 멀리한 한센인 수백 명을 정성껏 치료한 플레처 선교사의 흔적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플레처 선교사가 심은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복음의 씨앗들이 100년이 지난 지금, 가늠할 수 없는 열매로 나타나 감사한 마음을 후대와 공유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고.

전재규 장로가 소설 <너도 가서 그리하라> 책을 들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전재규 장로가 소설 <너도 가서 그리하라> 책을 들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소설 <너도 가서 그리하라>는 100년 전 한국, 그것도 대구와 경북 일대에서 의료와 복음의 사명을 받아 내한한 파란 눈의 이방인 플레처 선교사가 펼친 40년 선교사역을 매개체로 삼고 있다. 소설은 플레처 선교사의 증손녀인 제인이 머나먼 이국 땅 한국에서 지낸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여정으로 전개된다.

미국 LA타임즈 기자였던 제인은 할아버지 플레처 선교사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복음의 열매와 그 과정에서 일제가 한국에서 벌인 만행을 알게 된다. 또한 한국에서 사귄 일본인 구로키 교수와 갈등 그리고 구로키 교수와 화해를 이 책에서 사랑으로 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한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제인과 구로키 교수의 관계는 결국 한일 양국이 화해와 사랑으로 나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결코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너도 가서 그리하라>는 복음의 진정한 가치, 그리고 복음의 열정과 근본을 상실해 가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실을 바탕으로 쓴 소설답게 달구벌대로, 청라언덕, 3·1운동길, 동산의료원, 대구애락원, 동대구역, 대구타워 등 작품 속에는 대구의 지명과 건물명이 자주 등장한다. 작품에 거론되는 이름 역시도 80%가 실존했던 인물이어서 현실감과 생동감이 배어 있어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한편 <너도 가서 그리하라> 출판기념회는 대구시 관계자, 대구교계 지도자 및 역사학자, 동산병원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9월 19일 대구동산병원 강당에서 열렸다. 전재규 장로는 답사에서 “이 책으로 말미암아 40년간 조국 근대사와 한국교회에 큰 업적을 남긴 플레처 선교사의 숨은 사역과 열매를 알리게 되어 무척 기쁘다”면서 “100년 훨씬 이전부터 복음의 불모지였던 대구와 경북 땅에서 기독교문화를 창달하며 근대화를 이끌었던 많은 기독교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리고 공유하는 일을 계속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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