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연구소장)

9월 총회가 끝났다. 각 교단들은 수많은 이슈들을 총회에서 논의했지만, 총대들은 몇 가지 사안들에 집중했고 울림이 있는 묵직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대 사회적인 메시지나 정책이 반동성애 이슈에 묻혀서 사라진 것 같다. 반동성애가 이 시대에 중요한 일인 것은 맞지만 그 외에 다른 일들을 외면한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한국 사회는 여러 위기의 징후들을 보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과의 관계가 심각하다. 사드 문제로 멀어졌던 중국과의 관계도 아직 원만해지지 못했다. 거기에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위치가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의 문제이다.

국내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늘어난 자살에 대한 대응, 안락사 등 생명과 직결된 일들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술발전에 대한 윤리적 대응, 생명복제나 생명연장과 같은 기술과 생명의 관계에 대한 목회적 윤리적 문제 등이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 본다면 자영업자들의 몰락과 청년실업의 문제도 심각하다. 정치적으로는 극단으로 치달아 가는 현 시국에 대한 문제도 있다. 총회를 보면서 한국교회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눈과 귀를 닫고 외면한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

정말 아쉬운 것은 3·1운동 100주년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한국교회가 펼친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 3·1운동에 대해서, 교회가 그 중요성을 간과한 것 같다. 이와 더불어 임시정부 설립 100주년에 대한 것도 다루지 못하고 말았다. 임시정부 수립은 3·1운동의 결과이다. 3·1운동은 기독교가 주도했던 일이다. 총회 현장에서 이것을 사회적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의식 부재에서 나온 결과라고 본다. 과거의 자랑스러운 역사마저 잃어버리고 오늘 당장 눈앞에 있는 것만 챙기려다 보니, 결국 초라한 형색만 남게 되었다.

이번 총회 결과를 보면서 더욱 놀란 것이 있다. 각 교단마다 성도의 급격한 감소를 보고했는데, 이에 대한 경각심이 없어 보인다. 청년이나 어린 교인들의 감소는 이미 꽤 오래 전부터 보고되었다.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절반 이상이 된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한 것이 수년 전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40대 이하의 젊은 장년층도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다. 주일학교로 아이들을 데려와야 할 이 젊은 장년층이 교회에서 사라지니, 주일학교가 비어가고 있다. 현재 교회들도 노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 말은 젊은 장년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교회가 40대를 포함한 젊은 장년층에게, 그리고 청년들에게 매력이 없는 곳이 되고 있다. 아니 그들에게 절망을 안기고 있다. 교회가 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패배감을 안고 교회를 떠나고 있다.

각 교단 총회에서 이것에 대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심히 놀랐다. 각 교단들이 총회에서 젊은 장년층 이하 다음세대를 품을 수 있는 안건을 제시하고 얼마나 논의를 했는지 모르겠다. 이들이 교회에 대해서 일말의 기대를 걸어볼만한 메시지를 총회에서 내놓았는지 의심스럽다. 어느 한 교단은 총대들의 나이를 분석해 보니 평균 62.5세였다고 한다. 총회가 어르신들의 마당이었다. 어른들은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총회를 이끌었고, 수많은 논쟁을 하며 안건을 처리했다. 총회 이후 젊은 성도들이 느낀 것은 민망함이다. 이것이 다음세대와 젊은 장년 성도들이 한국교회에 갖고 있는 마음이다.

교회가 청년성을 회복해야 한다.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청년의 마음이다. 어르신들이 만족하는 교회가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할 교회를 세워야 한다. 이게 안 되니 청년들이 조용히 교회를 떠나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을 교회가 품고 기를 살려 주면 좋겠다. 바로 이것이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워가는 지체의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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