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

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
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

해마다 열리는 총회에 새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총회는 변화라는 주제로 출범하여 총회 산하 교회와 한국교회에 신선한 영향을 미쳤다.

올해 충현교회에서 열린 제104회 총회는 회복이라는 주제로 개회했다. 총회장은 출마소견으로 영성의 회복과, 제도의 행정개선, 위상에 걸맞은 정보화 시스템구축, 미래를 위한 다음세대 부흥운동과 총신대 회복 및 총회의 거룩성과 의식개혁을 전국교회에 호소한바 있다. 이러한 기대 속에 열린 제104회 총회를 정리해보면 분명 새바람을 조금씩 느낄 수가 있다.

이번 총회는 주어진 권한을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개혁과 변화를 일궈낸 좀 더 수준 높은 총회였다고 생각한다. 그중에도 가장 큰 변화는 총대들의 참여도와 공정한 결의라고 하겠다. 우리 교단은 타교단에 비해 총회기간이 길다. 시간분배에도 늘 실패해 헌의안과 청원사항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하고 금요일에 졸속으로 처리됨이 다반사였다. 회의의 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지니 재정손실과 인력의 피곤함은 다년간 총대로 섬긴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비교되는 타교단은 총대 수도 줄이는 형편인데 우리 교단은 분열로 노회 수도 총대 수도 증가하는 형편이다. 헌의안만 해도 통합교단에 비하면 4배나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난 103회 총회는 시간분배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번 총회는 질적 효율성 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고질적인 정족수의 문제도 해결했다. 그만큼 총대들의 참여와 결의에 새바람이 불어왔고 전과 다른 총회였다. 총회가 파하기까지 1000여 명이 넘는 총대들이 자리를 지키는 변화가 그것이다.

또한 이번 총회는 향후 교단의 방향을 잡는 안건처리에 있어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그중에서도 다음세대를 생각하여 교육전문기관을 설립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저출산으로 주일학교가 66% 정도 붕괴 내지 줄어가는 현실 앞에서 미래를 생각하는 결정이었다. 또한 목회대학원의 폐지와 정년연장에 연구위원을 두는 것과 총회총무 제도의 이원화로 전문 사무총장 제도도입을 결정했다.

그중에도 가장 큰 이슈는 총신대 운영이사회의 폐지다. 국내의 각 교단에서 직영하는 신학대학교에서 총신대와 같이 이사회가 이원화 된 곳은 없다. 따라서 필자가 속해 섬겨오던 교회갱신협의회 선배들이 학교발전 저해요인으로 양 이사회를 꼽았고 총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도 양 이사회의 단일화에 있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언제나 요원할 것 같았던 이슈를 이번 총회가 과감하게 결정했다. 그 배후에는 총회장의 의지가 중요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보다 전자투표가 주요 안건 처리에 새바람을 가져왔다고 본다. 거수로 결정시 노회 운영이사로 파송된 정치유력자의 눈치를 벗어나 의사결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이처럼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본다. 필자는 이사회 단일화가 모든 총신문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좀 더 효율적인 시스템은 갖추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바른 정관개정과 이를 통해 재단이사와 총장을 총회에서 선정하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릇이 아름다우면 그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한 것처럼 바른 정관과 바른 생각의 사람이 세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이슈 처리와 함께 아쉬운 점도 있다. 또한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다. 총신대 사유화 시도로 교단분열 직전까지 갈 뻔했던 아픈 현실을 몸으로 막아냈던 지난 회기 운영이사들의 수고로움과 총신원우회의 아픔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된 재단이사를 총회는 화합차원에서 시말서 제출과 사과로 용서하였다. 하지만 총신을 지키려고 애쓰고 수고한 사람들에 위로가 없었다. 총회는 쉽게 용서를 말하면서도 땀과 눈물로 총신을 정상화 하려고 수고한 자들에 대한 위로는 없었다. 이 점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면 누가 위기 앞에 몸을 던지겠는가? 늦었지만 총회는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총회가 기왕에 큰 방향을 결정하였으니 학교 안과 밖에 나뉘었던 교수들과 학생들도 아우르는 계기가 된다면 진정한 회복이 일어날것이다.

제104회기 총회가 파회되었다. 구호보다 조용한 실천으로 변화를 그리고 회복의 결실을 맺는 일에 되도록 우리 모두가 매진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차후 성숙과 계속된 변화를 위해 총회는 헌의에 대해서도 규정과 매뉴얼을 바르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요지는 반드시 해 당회의 헌의로 노회 현장의 결의가 있어야 하고 증빙자료의 제출로 불순한 의도가 있는 헌의를 줄이는 것이다. 이로써 회의 시간의 효율성 및 재정 감축도 가져오는 변화의 바람이 계속 불어오는 건강한 총회 회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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