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논쟁’ 신학 보고, 찬반 투표로 이어지자 “후유증 커 위험” 지적 나와

뜨거운 찬반 논란 끝에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를 단절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교류를 허용한다는 뜻도 아니다. 신학부는 “총회가 공식적으로 WEA에 가입한 사실도 없다”면서 “따라서 교류할 것인가 아니면 단절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신신대원 교수 5명의 연구 결과, 거의 대부분 교수가 WEA와의 교류 단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학부의 보고를 청취한 총대들의 찬반은 뜨거웠다. 교류 단절을 주장한 나학수 목사는 “WEA가 종교다원주의 포용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신앙과 행위에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복음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성규 목사는 “WEA의 신앙고백에 따르면 성경무오 삼위일체 등 근본 교리에 문제가 없다. WEA는 교단이 아닌 협의체다. 연합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고립주의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총대들은 전자투표를 통해 신학부의 보고를 받았다. 투표 결과 “WEA와의 교류 단절은 바람직하지 않다”가 537표를 받았으며, “교류를 단절해야 한다”가 448표를 얻었다.

한판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자 “총회의 신학과 미래를 결정하는 일을 투표로 한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상호 목사는 “중대한 문제를 찬반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후유증이 클 수 있다. 찬반으로 결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총회가 이례적으로 신학부 보고를 취소했다. 찬반 논란을 넘어 교단이 갈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신학부는 로마가톨릭에 대해 “이단으로 인정하는 부분은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이교로 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한 찬반이 뜨거웠다. 이교 지정을 주장한 나학수 목사는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이단이라고 한다. 그러나 로마가톨릭은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범신론을 믿고, 태양신 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마리아를 하나님으로 믿고 있다”면서 “따라서 그들은 근본 뿌리가 다른 이교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교 지정을 반대한 박성규 목사는 “나도 로마 가톨릭의 교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이교로 정한다면 세계적인 저항이 클 것이다. 따라서 이교가 아니라 이단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찬반이 거세지자 제104회기 신학부장 고창덕 목사가 중재안을 내놨다. 그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신학의 문제다. 찬성을 하건 반대를 하건 신학적인 부분을 말해야 한다”면서 양측이 갈등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이 정도 선에서 중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러다가 교단이 갈라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결국 총회는 로마가톨릭 이교 지정에 대한 신학부 보고를 받지 않고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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