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단들의 9월 총회가 이어지고 있다. 총회는 한 회기를 돌아보는 자리이자 다음 회기, 나아가 향후 교단의 방향을 잡는 중요한 시간이다. 많은 교단들은 1년에 한 번 밖에 없는 이 시간을 좀 더 효율적이고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 중이다.

우리 교단은 주요 교단 중에 총회기간이 5일로 가장 길다. 예장통합은 4일, 예장고신은 3일, 그렇게 정치가 혼란하다는 기감도 2~3일이면 끝난다. 우리 총회에 올라오는 헌의안은 300개에 달하고, 그것도 개회가 가까이 와서야 정리가 된다. 수많은 헌의안과 청원사항을 논의하는 데 있어 시간 배분에 실패해, 총회 마지막 날에 몰리는 정치부 보고는 많은 총대들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진행하는 경우가 잦았다.

단적인 비교지만 예장통합은 헌의안이 80여 개로 총회 한 달 전에 출입기자에게까지 배포한다. 전자투표는 이미 진행한 지 오래고, 최근에는 총대를 1000명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총대를 줄이면서 총회 기간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총회를 한 번 개최하는 데 드는 재정과 인력, 장소 선정의 어려움까지 감축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정책총회’로 나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총회 6개월 전에 새 회기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1년 치 행정 및 목회 계획을 설정한다. 올해는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백서 발간도 준비 중에 있다.

우리 교단도 작년에 기적적으로(?) 3일 만에 회무를 끝냈고, 수기로 진행하는 것과 소요시간이 비슷했던 전자투표도 점차 적응해나가는 중이다. 올해는 임원선거에 이어 주요 안건도 전자투표를 이용하면서 찬반 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보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내실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름다운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제104회 총회가 짜임새 있고 체계적인 회무, 건전한 의견들이 오가는 토론, 10년 후를 내다보는 결의,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하는 자세로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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