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칼럼-크리스천 랩소디] 카파이즘
[주필칼럼-크리스천 랩소디] 카파이즘
  • 기독신문
  • 승인 2019.09.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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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을 기억하는가? 스웨덴어로는 ‘베리만’인 그녀는 스웨덴과 할리우드를 무대로 활동하며, 3번에 걸친 아카데미상을 비롯 4번의 골든 글로브상과 에미상, 토니상 등을 휩쓴 전설적 여배우다. 그런데 이런 여배우의 청혼을 거절한 종군기자가 있었다. 바로 20세기 최고의 사진작가라고 평가되는 퓰리처상 수상자 로버트 카파(Robert Capa)다. 헝가리 출신의 유대계 사진작가인 그는 ‘총알사이로 셔터를 누른’ 기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10만명 이상의 전사자를 내면서 결국 2차 대전에서 연합군 승리의 물꼬를 튼 노르망디상륙작전에 직접 뛰어들어 생생한 기록사진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41년이라는 짧은 생애에 다섯 차례나 전쟁터를 누볐다. 카파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스페인 내란, 일본군의 잔악한 학살과 중국의 처참한 현실을 온 세상에 드러낸 중일전쟁뿐이 아니다. 1954년 그의 삶을 마감하게 만든 인도차이나전쟁(프랑스와 베트남)에도 몸을 던졌다.

그의 기자로서 투철한 사명의식은 ‘카파이즘’이라는 관용어를 만들어냈다. 총알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생생한 장면을 한 장의 스틸사진에 담아내는 기자정신을 일컫는다. 이 카파이즘을 서두에 언급한 버그만의 청혼거절과 연결시켜 생각해본다. 전쟁터의 군인들을 위문하던 버그만과 현장에서 만나 관계가 발전하던 중 그녀의 청혼을 받았다. 하지만 카파는 전쟁터를 뛰어다녀야 했기에 그 아름다운 여배우의 청혼을 거절했다. 보통 남자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로 인해 탄생한 ‘카파이즘’. 목사로서 주님 나라를 위해 헌신을 다짐한 나는 이런 카파이즘을 가지고 있는지, 그 역할에 대한 사명감은 얼마나 철저한지 묻게 된다. 영적 전쟁터를 뛰어야 하는 목회자로서 몸의 편안함과 세상의 즐거움보다 주님께서 맡기신 일에 대한 열정이 더욱 큰 지, 한 교회를 25년째 섬기다 보니 긴장감이 무너지고 안일함에 빠져있지는 않은 지. 카파는 전쟁터를 뛰어다니며 인간의 자유와 휴머니즘을 지키려다 인도차이나 전쟁터에서 지뢰를 밟아 죽는 치열한 직업의식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한 최전선에 서 있는 나는 과연 이런 각오로 뛰고 있는지 고민한다. 온갖 도전에 부딪힌 한국교회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전장 같은 현실에서 교회를 지켜가야 할 내가 방향을 잃고 그 전선을 이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달콤한 유혹에 발목 잡히지 않고 최전선에 굳게 서 있는 지, 스스로 묻는 나는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어 얼굴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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