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백석 출신 이정택 목사, 교단이름 도용하고 신천지 행사서 발제 ‘파문’
“몸집 키우려 군소교단 받아들이면서 신천지 위장교회 신분세탁 위험 노출”

예장백석 김정만 이대위원장이 신천지 행사에 참여한 이정택 목사가 현재 예장백석 소속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예장백석 김정만 이대위원장이 신천지 행사에 참여한 이정택 목사가 현재 예장백석 소속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정통교단에 소속돼 있던 목회자가 신천지 행사에 발제자로 등단해 파문이 일고 있다.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는 1년 전까지 예장백석총회 진리수도노회에 적을 뒀던 이정택 목사(금빛영광교회)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대표로 있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은 9월 18일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평화만국회의를 개최했다. 이정택 목사는 평화만국회의 부대행사로 19일 열린 제5회 지구촌 종교지도자 콘퍼런스에 기독교 패널로 참여했다.

그 자리에서 이정택 목사는 ‘한국 기독교 현실과 종교인 대화의 광장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신천지는 이정택 목사를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교단 목사로, 금빛영광교회 담임목사 및 세계열방부흥사협회 대표회장으로 소개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예장백석 이단대책위원회(위원장:김정만 목사)는 9월 20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이정택 목사가 1년 전에 제명됐다고 알리면서, 교단 이름을 도용한 신천지와 이정택 목사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대위원장 김정만 목사는 “어제 저녁 이 사실을 접하며 울분을 토했다”면서 “이만희가 대표로 있는 종교행사에 참여한 것 자체가 불법이고 교단 신학과 사상에 위배되는 행동으로, 교단의 정체성과 위상을 실추시켰다”며 강한 수위로 비판했다.

이어 김정만 목사는 “이정택 목사는 원래 예장합동진리 소속이었으나, 2017년 11월 예장백석과 예장합동진리의 통합 때 교단에 들어왔다”면서, “그러나 이정택 목사는 불과 5개월만인 2018년 4월 예장백석 진리수도노회 정기노회에서 신학적 문제로 제명됐다”고 밝혔다.

예장백석 이대위가 긴급기자회견을 열며 수습에 들어갔지만, 구리이단상담소장 신현욱 목사는 “돌이켜보면 이번 사건은 예고된 일이다”고 분석했다. 예장백석은 수차례 교단통합을 통해 거대 교단으로 성장했으나, 신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군소교단마저 받아들이면서 우려를 샀다. 특히 이단대책전문가들은 군소교단에 가입돼 있던 신천지 위장교회가 예장백석에 흡수되면서 이른바 신분세탁을 한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지난 8월 30일 열린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기자회견에서도 신현욱 목사는 국내 대형 B교단에 소속된 신천지 위장교회를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B교단은 다름 아닌 예장백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예장백석 이대위는 신천지 위장교회로 확인된 교단 산하 모 교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해당 교회는 이대위가 소환통보를 하자 돌연 교단을 탈퇴했다고 한다.

이렇듯 예장백석에 침투한 신천지 위장교회 문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 현재 예장백석 이대위는 교단통합으로 들어온 1200여 개 교회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만 목사는 “교단통합 당시 신학적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면서, “현재 이대위에서 이와 관련한 조사를 하고 있다. 신천지 등 이단과 관련된 교회를 발본색원하여 퇴출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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