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서울시, ‘2019 장기기증의 날’ 개최

“제가 장기를 주는 입장이 될 수도, 받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요”

하남에 위치한 남한중학교에서 온 최무혁 군이 말했다. 최 군은 친구들과 함께 9월 9일 열린 ‘장기기증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 친구들의 “얘 멋진 척 하는 거예요”라는 야유에도 불구하고 최 군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감사함을 안고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박진탁 목사)와 서울시(시장:박원순)는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서울로 7017 만리동광장에서 ‘장기기증의 날’ 행사를 열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뇌사 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구(球)하자’는 의미로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정해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특히 올해는 전국 8곳에서 동시에 장기기증의 날 행사를 열었다.

오전 11시에 열린 기념식에서는 홍보대사 위촉식이 있었다. 생명나눔에 앞장 서 온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왕홍주, 이대호 씨, 생존 시 신장기증을 한 김근묵, 백창전 씨, 심장이식인 이종진 씨, 신장 및 췌장 이식인 송범식 씨,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이자 재능기부자인 이진희 씨, 김에라별이 씨, 김조이 군이 홍보대사에 위촉됐다.

다양한 체험부스와 장미무대도 설치했다. 캐리커처 그리기, 비눗방울 놀이, 다트 던지기 등 많은 체험부스를 꾸렸다. 참여자들은 각종 놀이를 즐기며 장기기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김동엽 사무처장은 “놀이처럼 즐기는 체험부스를 통해 특히 아이들에게 장기기증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장미무대에서는 각종 특별공연을 열었다. 연이은 풍선 마임 공연, 전자 바이올린, 버블 쇼 등은 남녀노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풍선과 거대 비눗방울은 어린이부터 퇴근길 어른까지 모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저녁에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홍보대사인 트레이너들의 바디쇼가 있었다. 공연 후엔 빛을 발하는 초록 풍선을 들고 다함께 목련마당을 걷는 퍼레이드를 했다.

다채롭게 꾸민 이날 행사에는 많은 참여했다. 중1 아들과 함께 온 차승희 씨는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며 “아이에게 장기기증이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일부러 함께 왔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온 20대 로지 씨 역시 “공연이 재밌어서 봤다”며 “장기기증 행사인 건 몰랐는데, 공연 형태로 즐기며 하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영훈고등학교에서 학생 170여 명을 데리고 온 최관하 교목실장은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장기기증을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장기기증의 날은 함께 모여 즐기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자리였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