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안타깝다. 총신대에 임시이사가 파송되고 이제 겨우 정상화로 가려는 시점에서 총회인준대학원인 칼빈대, 대신대, 광신대 졸업생의 특별교육을 총회신학원에서 실시한다니 어이가 없다. 총신대 신학대학원교수회(신대원장:이관직 교수)는 8월 29일 ‘목사양성 교육계획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총신대 이 외에서 특별교육을 진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회는 8월 21일 서초강남교육구청으로부터 총신대에 평생교육원 허가가 난 것과 관련해 총회인준 대학원 특별교육을 비롯하여 총회인준 지방신학교 졸업자교육, 편목교육, 총회산하 전국교회 구성원교육 등을 총회신학원에서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교육과정은 총회신학원에서 주관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교육은 총신대에 맡기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굳이 총회신학원이 나서서 교육까지 실시하겠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혹여 이와 같은 속셈을 염두에 두고 총신대 운영이사회를 존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현재 총신대는 정관개정을 통해 정치세력이 농단치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시 말해 총신대가 더 이상 일부 인사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고 교단의 직영신학교로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총회신학원을 총회가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또다시 실질적 교육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정치의 장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총회신학원은 총신대 교수들이 영 못미더우면 이제부터라도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고, 총신대가 바르게 가도록 방향만 제시해 주면 된다. 총회가 각종 교육을 도맡아서 운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그릇된 사고부터 버려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생각하자. 운영이사회가 총신대의 걸림돌이 아니라 주춧돌이 되기 위해선 이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면서 운영이사회를 폐지하면 총신대가 교단과 무관한 사립학교로 전락한다는 주장도 이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은 교단의 목회자 양성의 최고 교육기관이다. 이들에게 교육과 관련된 제반 사항은 맡기고, 총신대 운영이사회는 뒤에서 지원 역할을 충실히 하면 교단과 총회에 힘이 실릴 것이다. 제104회 총회시 운영이사회 존폐 문제가 최고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이 때에 섣부른 정치적 속셈들은 진정 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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